새누리당이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부각시키는 여론전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김무성 대표가 지난 16일 “악마의 편집을 통한 진실 호도”라고 비판하며 시작한 ‘포털 길들이기’를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새누리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이어 인터넷 공간으로 ‘이념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실과 네이버, 다음카카오는 오는 19일 ‘포털 미디어, 산업적 측면에서의 역할과 책임’이란 주제의 토론회를 연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지난달 16일 ‘포털 뉴스와 오늘과 내일’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연 지 한 달 만이다.
이번엔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자 외에, 유봉석 NH미디어플랫폼 센터장과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 등도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토론회는 네이버와 다음이 “토론 패널이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토론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는 축사를 통해 “포털이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과장된 기사를 확재재생산함으로써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든다”며 ‘포털 길들이기’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토론회 다음날인 17일에는 네이버와 다음의 임원진을 국회 국정감사장에 세우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한 달 만에 비슷한 성격의 토론회를 다시 마련한 것은 ‘포털 길들이기’와 ‘논란 불씨 살리기’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하는 한 인사는 “지난 토론회가 반쪽 토론회로 끝나서 새누리당이 각 당사자가 모두 참석하는 토론회를 다시 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번엔 포털의 반발과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번처럼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전면에 내걸지는 않았다. 포털의 선정성과 비윤리성, 공정성 논란을 문제삼으며 우회적으로 포털의 뉴스 편집권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포털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네이버와 다음의 편향성 논란이 뜨겁다”며 “포털 업체는 자신들이 검색회사라고 주장하는데 장관은 언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인터넷뉴스 사업자가 기사를 생산하지 않지만 배열이나 배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언론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라며 “사회적 책임성 제고와 관련해 연구와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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