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495만㎡ 선정” 발표
현 제주공항보다 큰 규모
4조1천억 투입…2025년 완공
원희룡 제주지사 “환영”
지역 주민들 반응은 엇갈려
현 제주공항보다 큰 규모
4조1천억 투입…2025년 완공
원희룡 제주지사 “환영”
지역 주민들 반응은 엇갈려
제주공항에 이어 ‘제2 제주공항’(가칭)이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들어선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논의해온 제2 제주공항의 입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와 온평리, 난산리, 고성리의 495만㎡(150만평)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곳엔 2025년까지 4조1천억원이 투입돼 길이 3200m, 너비 60m의 활주로 1곳과 터미널이 건설되며, 연간 2500만명의 항공 이용객을 수용하게 된다. 제2 공항의 활주로는 전세계 모든 민간 항공기들이 이착륙할 수 있는 규모다.
국토부는 제2 공항의 입지로 선정된 성산읍 일대가 기존 제주공항이나 대한항공의 조종사 훈련용인 정석비행장과 공역(항공 구역)이 겹치지 않아 비행 절차 수립이나 안전에 유리하고, 기상 조건이 좋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 거주자는 60가구, 소음 지역 거주자는 900가구로 적은 편인 점도 다른 후보지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위치가 제주의 동쪽 끝이어서 제주나 서귀포까지는 차로 1시간, 서쪽 끝까지는 그 이상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제2 공항 건설 방안은 함께 검토해온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나 제주공항을 폐쇄하고 대규모의 새 공항을 짓는 방안보다 환경 훼손이 적고 공사비도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예비타당성조사와 설계에 착수한 뒤 2018년에 착공하고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공항이 완공되면 기존 제주공항은 연간 2000만명을 수용하는 공항으로 바뀐다. 제주공항은 넓이가 363만㎡(110만평)이며, 활주로 길이 3200m, 너비 45m로 제2 공항보다 작다. 기존 제주공항과 제2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를 항공사별로 나눌지, 국내와 국내+국제로 나눌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14년 제주공항의 이용객은 국내선 2094만명, 국제선 226만명으로 국내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제주는 최근 저비용 항공의 활성화와 중국인 여행객의 증가로 항공 수요가 폭발해 공항 시설 확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2005년 1135만명이었던 이용객이 올해 2500만명으로 최대 수용 인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2030년에는 4424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이날 바로 도시계획위원회를 소집해 제2 공항 예정 부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구성지 도 의장은 “제2 공항 건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성산읍 주민들의 반응은 갈렸다. 제2 공항 터로 수용되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신산·온평·난산리 주민들은 당혹감을 드러냈고, 주변 지역인 성산리 등지의 주민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재봉 신산리 이장은 “아직 입장 정리를 못했다. 마을총회를 열어 의견을 모아야겠다”고 말했다. 강원보 신산리 개발위원도 “부동산 업소에서는 몇년 전부터 공항이 생길 거니까 땅을 사라고 해서 기분이 나빴다. 이렇게 깜짝쇼 하듯이 발표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발했다. 반면 성산리 주민들은 부동산값 상승과 지역 개발 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세종 제주/김규원 허호준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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