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서 아펙사무국과 인터뷰
필리핀·캐나다와 정상회담도
필리핀·캐나다와 정상회담도
박근혜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각) “이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EC) 회원국도 저성장의 고착화를 막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통합의 심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아펙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아펙 사무국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태지역은 성장에 대한 무역의 기여가 매우 큰 지역인데 아펙 창설 후 처음으로 2012년부터 역내 교역량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태지역 경제통합 논의는 미-중 간 역내 주도권 경쟁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아펙 국가 전체로 확대시킨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주도하는 반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미국과 일본이 주축이다. 올해 아펙에서 회원국들은 아태자유무역지대를 위한 전략적 공동연구를 위한 구체적 협의를 진전시킬 계획인데, 미국이 이에 대한 ‘맞불’ 형태로 이날 티피피 참가국 정상회의를 마닐라에서 열었다. 박 대통령은 아태자유무역지대 참가는 물론 티피피에도 적극적인 가입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후 ‘아펙 최고경영자회의’ 기조연설에서 “아태자유무역지대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역내 경제통합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한-캐나다, 한-필리핀 양자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었다. 특히 박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아버지에 이어 ‘2세 정치인’이라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이어 열린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의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는 필리핀 내 한국민 보호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올해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10명에 이른다. 박 대통령은 최근 연이은 한국민 피살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보호 강화를 요청했고, 아키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보호 조처를 취해왔으나 이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닐라(필리핀)/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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