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지역구 신설(또는 증액) 예산
올해도 어김없는 ‘실세예산’
원안에 없던 사업 신설에 증액
박지원 지역구 고속철 250억 증액
원안에 없던 사업 신설에 증액
박지원 지역구 고속철 250억 증액
올해 ‘2016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여야 ‘실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실적을 만들 기회여서 어느 때보다 예산 확보 경쟁이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에선 친박근혜계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예산폭탄’을 지역에 안겼다. 이 최고위원의 ‘주특기’는 정부 예산안에 없던 새로운 사업 예산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시키는 것이었다. ‘순천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7억6000만원) ‘순천경찰서 해룡파출소 신축’(6억9000만원) ‘순천아랫장 환경개선’ 사업(5억원) 등의 예산이 새로 편성됐다.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신사업을 승인해주는 건 드문 일이다. 이밖에도 ‘순천대시설 설비보수 사업’(정부안 16억900만원)과 ‘순천 뿌리기술지원센터 사업’(14억5400만원)도 정부안보다 10억원씩 증액됐다.
박근혜 정부의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역구를 살뜰히 챙겼다. 정부안에 없던 ‘경산지식산업지구 용수 공급시설’ 사업에 20억원, ‘청도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사업에 3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경산4산단 진입도로’ 사업비도 72억400만원에서 9억원 늘어났다.
‘신친박’을 자처하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정부 계획에 없던 파출소를 두 곳이나 유치했다. ‘평택 진위파출소 신축’(4억1400만원)과 ‘평택 서탄파출소 신축’(3억5300만원) 사업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신설됐다.
야당에선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이 예산을 두둑이 챙겼다. ‘호남고속철도(광주~목포) 건설’ 사업비가 정부안에선 550억원이었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250억원이 추가로 늘었다. ‘목포항 대불 철재 부두’ 사업비도 113억1800만원에서 20억원 증액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복합문화체육센터 설계비 30억원을 새로 예산안에 반영시켰다. 총사업비 4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예결위원들은 각자 지역구 사업으로 평균 2개, 예산안조정소위 위원들은 3~4개 정도씩 챙겼다”고 전했다.
‘진짜 선수’는 따로 있었다. 애초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는 단계에 지역구 사업을 반영시키는 실세들이 있었다. 예결위원장인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조성’(55억원) ‘실크산업 혁신센터 건립’(25억원) ‘농업기술센터 신축’(20억원) 등 총 243억원 규모의 사업을 정부안에 집어넣었다.
서보미 이경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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