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상향식 공천’과 온도차
비박 반발…‘공천룰 준수’ 연판장
비박 반발…‘공천룰 준수’ 연판장
4·13 총선 공천 코앞에서 ‘김무성표’ 상향식 공천 원칙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친박근혜계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0대 국회가 (현재) 19대 국회보다 훨씬 나아지려면 19대 국회에서 능력 부족이 확인된 사람을 걸러내는 게 먼저”라며 ‘현역 컷오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위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컷오프) 반대’를 외쳐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맞서, ‘자격 없는 현역의 과감한 공천 배제’를 거듭 주장한 것이다.
친박계의 요구로 마지못해 이 위원장에게 ‘칼’을 내준 김 대표는 이날 열린 첫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해 이 위원장과의 의견 조율에 나섰다. 김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상향식 공천) ‘룰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해서 뜻을 같이했다”고 갈등설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공천 룰’ 해석엔 여전히 온도 차가 크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에 따라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은 모두 경선에서 공천을 다퉈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 위원장은 현행 당헌·당규에 있는 자격심사와 단수추천·우선추천지역제 규정을 적극 활용하면 부적합한 현역 의원을 솎아내고 그 자리를 새 인재로 채워 사실상 전략공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향후 기싸움에서 최대 관전 포인트는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은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의 컷오프 여부다. 유 의원은 경쟁자인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의 지역 여론전에선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친박이 현행 당규에 명시된 후보자 자격심사 기준 가운데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등 모호한 규정을 활용해 유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정치권에서 계속되고 있다. 현역 컷오프 논란이 커지자, 비박계를 중심으로 한 10여명의 의원들은 “공관위는 정해진 (상향식 공천) 룰에 따라 질서있게 공천 작업을 완료하라”는 내용의 서명을 받는 등 견제에 나섰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