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쓰고… 이란을 국빈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메라바드 공항에 도착해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테헤란/연합뉴스
영접 나온 이란 인사와 목례
1962년 수교 이후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오후(현지시각)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테헤란 메라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2박3일간의 국빈방문 기간 동안 복장과 행동도 이슬람 국가의 문화에 맞추는 등 의전에서도 ‘중동 잡기’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이슬람이 아닌 국가의 여성 정상으로서도 처음인데,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용기에서 내리면서부터 히잡(이슬람 전통 두건)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했다. 정교일치 국가인 이란은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 여성에게까지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박 대통령도 방문 기간에 이를 따를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 남녀끼리는 악수를 하지 않는 관습에 따라, 공항에 영접 나온 이란 쪽 인사들과 목례만 나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2일 오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청와대는 같은 날 오후 예정된 박 대통령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가장 높은 성직자) 알리 하메네이와의 만남에 큰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란 혁명을 이끈 초대 아야톨라인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1989년부터 이란의 절대권력을 맡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팔레비 왕정이 무너진 뒤 헌법에 이슬람 지상주의 구현을 목표로 명시했는데, 이 목표 수호를 위해 최고지도자는 입법·사법·행정 등 3권에 우선해 국정 전반에 절대적 지배권을 행사한다. 최고지도자는 국가지도자운영위원회에서 종신직으로 선출되는데,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는 대통령보다 권한이 막강하다. 전쟁 선포 및 동원권, 군 통수권, 대통령 해임권(국회의 3분의 2가 찬성할 때) 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이번 순방에서 하메네이와의 면담을 성사시키는 데 공을 들여왔다.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뒤 가장 먼저 이란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하메네이와 회동했다.
박 대통령은 2일 저녁에는 양국의 전통 스포츠인 태권도와 주르카네 시연으로 구성된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3일에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뒤 오후에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테헤란/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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