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한다” 사과한 뒤 트위터에 비판 언론 겨냥 ‘기레기’
박용진·조응천 등 더민주 초선들 설화 잇따라
우상호 원내대표 “초선 따로 교육하겠다”
한때 ‘더벤져스(더불어민주당+어벤져스)’로 불리며 화려하게 여의도로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연이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주 안에 초선의원들과 워크숍 형태로 만나 격려와 함께 주의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표창원 의원은 6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잘생긴 남자경찰관을 학교에 보내 여고생 성관계 사건을 초래했다’고 말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표현 자체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한 점이 있었다.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과 직후 트위터에 “정치인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국정과 민생을 어지럽히면 정레기, 언론의 특권을 이용해 악의적 기사로 진실을 왜곡한다면 기레기”라며 “전 정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당신도 기레기가 되지 않길 바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기레기’라는 표현은 전날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 발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도 이를 비판하는 언론 탓을 하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 것이다.
당 지도부는 총선 직후부터 일부 국회 상임위원회와 당내 기구의 간사에 초선을 임명하는 등 그 활약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개원한 뒤 박용진 의원이 ‘김일성 친인척 서훈’ 논란을 일으키고, 박주민 의원이 경찰의 개인정보 등 무리한 자료를 요구해 입길에 올랐다. 조응천 의원은 “대법원 양형위원 가운데 성추행 전력 인사가 포함됐다”며 특정인을 거론했다가 허위로 드러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직접 나서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근의 논란을)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이번 주중으로 초선의원들을 초청해 의정활동 교육을 할 예정”이라며 “언론관계 등 의정활동에 필요한 부분을 설명하고 고충을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야당의원들은 야성이 죽으면 안된다. 의원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7명에 달하는 초선그룹 내부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초선들끼리 기죽지는 말되 더이상 실수도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