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송영길 양강구도 굳어져
당 내부 “침체된 당권 경쟁, 대선에 독 될라” 우려
당 내부 “침체된 당권 경쟁, 대선에 독 될라” 우려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민주 8·27 전당대회가 추미애(5선)·송영길(4선) 양강구도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맥빠진 당권 경쟁이 내년 대선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아직 제1 야당을 대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현실에 충실하며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숙고한 결과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의 불출마는 행정가로서의 성과를 쌓아가는 상황에서 당 대표와 지자체장을 병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당권 도전에 성공하더라도 내년 대선 국면에서 ‘관리형’에 그칠 것이라는 한계를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이 출마하면 침체된 당권 경쟁 구도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던 더민주 내부에서는 이대로라면 자칫 당 대표의 리더십이 허약해지면서 내년 대선 관리마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이번 당 대표는 지난 4·13 총선 당시 더민주를 1당으로 만들어준 유권자들의 지지를 토대로 정당 혁신 등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책임이 크다”며 “그래야 내년 대선에서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로 대선 후보를 뒷받침할 수 있다. 지금 구도에서 탄생한 당 대표가 그런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추미애·송영길 두 후보가 ‘친문재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 관리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당내 전략통인 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하고도 박원순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잠재적 후보군이 많다. 이들이 모두 참가해 내년 대선 경선을 국민적 관심 속에 치르려면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측면에서 볼 때 친문임을 내세우는 당권 후보들만 남은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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