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중진인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범주류로 분류되는 추미애·송영길 의원,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의 3파전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의원 쪽 관계자는 2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등록 첫날인 27일 비대위원을 사퇴하고 당 대표 후보로 등록한 다음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주류 쪽 동료 의원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만류하고 있어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주부터 당 중진 및 비주류 쪽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들은 뒤, 측근들과 함께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당 대표뿐만 아니라 권역별·부문별 최고위원도 모두 친문(친문재인) 주류가 장악을 할 텐데 들러리만 설 게 분명하니 출마의 뜻을 접으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하지만 내년 대선을 생각하면, 주류 일색의 선거는 당이나 정권교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본인이 뜻이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명의 본선 경쟁자를 가리는 중앙위원회가 대부분 친문 주류로 구성된 것을 고려하면 이 의원은 ‘컷오프’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이 예선을 넘어선다고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김종인 대표 등 현 지도부는 물론이고, 민병두·박영선 의원 등 비주류 중진그룹 또한 이번 선거에서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조직적 지지를 얻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비주류 쪽의 바닥표가 결집하면 추·송 의원이 2강, 김 전 위원장이 1중으로 고착되는 판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출마를 저울질하던 정청래 전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26일 정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권 도전보다) 정권교체를 더 하고 싶다. 더 낮은 곳에서 일하겠다”고 밝혔다.
하어영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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