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왼쪽)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차은택 감독의 ’대부’로 알려진 송성각 콘텐츠진흥원 원장이 대표로 있던 머큐리포스트가 차씨가 총감독을 맡은 밀라노엑스포에서 5억원어치의 일감을 수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 감독의 힘으로 송씨가 콘진원 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송 원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가 차 감독을 등에 업고 사업권까지 따냈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유은혜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10일 콘진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전시·영상 용역을 딴 시공테크라는 회사가 지난해 2월 5억원의 영상 제작 용역 하도급을 수의계약 형태로 머큐리포스트에 줬다고 밝혔다. 머큐리포스트는 2014년 말까지 송성각 원장이 8년 가량 대표로 있던 회사다. 등기상 이 회사의 주소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9길 45로, 사실상 차 감독 소유 유령회사인 엔박스에디트의 지난 7월까지 주소지와 일치한다. 엔박스에디트는 지난 9월 해산했다.
밀라노 엑스포는 2014년 말 주무 부처가 산업자원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전시·영상 총감독이 차은택 감독으로 갑자기 변경됐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러한 비정상적인 과정에 권력이 크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여기에 더해 그의 대부인 송 원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가 엑스포 일감까지 딴 모양새가 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인 2014년 12월 송씨가 콘진원 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도 차 감독이 힘을 썼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뿌린 질의서에서 “차 감독이 밀라노 엑스포 전시·영상 감독이 되고, 송씨가 콘진원 원장으로 취임하고, 송 원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인 머큐리포스트가 5억원의 하도급을 수주했으며, 차 감독의 유령회사 주소지가 머큐리포스트로 변경된다”며 “송 원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차 감독을 이용해서 특혜를 받고, 또 편의를 제공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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