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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단독] 민정수석실, 방사청 간부에 “나가라”…재고 요청한 차장도 ‘경질’

등록 2016-12-21 22:12수정 2016-12-21 22:43

국무회의에 참석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국무회의에 참석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방위사업감독관실 신설때 무슨일이

부패 척결한다며 새 조직 설치
업무중복 담당자 교체 뜻 전달
법률소송담당자 ‘퇴출’ 일방통보

차장이 직접 민정수석실 찾아가
‘유임’ 건의하자 며칠뒤 인사조처
말로만 무성하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인사 전횡이 사실로 드러났다. 우 전 수석은 2015~16년 방위사업감독관실 설치 과정에서 방위사업청 차장(1급)·법률소송담당관(3급) 등 국가공무원법상 신분이 보장된 군 고위 공무원 2명을 강제로 퇴직하도록 한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2015년 12월 방사청에 전격적으로 설치된 방위사업감독관 제도는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우병우 민정수석이 구현한 작품이었다. 감독관실 설치를 위해 국무총리실이 주관한 회의에 참석한 한 방사청 관계자는 “당시 규정상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총리실 담당자가 ‘위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건드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방위사업감독관실 설치는) 일사천리였다”고 말했다.

민정수석실은 당시 방위사업감독관실을 설치하면서 업무가 중복되는 기존 담당자들의 교체 의지를 방사청 쪽에 전달했다. 문제는 김아무개 법률소송담당관이었다. 김 담당관은 청와대로부터 “후임 검찰 인력이 오니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그때 이미 국가공무원법 계약직 공무원 규정에 따라 2016년 1월10일부터 1년 동안 더 근무를 하기로 재계약을 한 상태였다. 방사청에서는 우 수석의 뜻이라고 해도 청장의 인사명령을 일방적으로 되돌리라는 지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곧바로 장명진 방사청장과 진양현 차장은 김 담당관의 유임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했다. 장 청장은 진 차장에게 의견서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제출하도록 했고, 진 차장은 직접 민정수석실을 찾았다. 방사청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학 동기라는 인연이 있는 장 청장의 뜻이 전달된 만큼 김 담당관 유임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며칠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진 차장에 대한 갑작스런 인사조치를 방사청에 통보했다. 진 차장 방문 직후 청와대는 태도를 바꿔 김 담당관만 아니라 의견서를 제출한 진 차장까지 동시에 퇴직하게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진 차장과 김 담당관의 동시 경질 방침에 국방부가 들썩였지만, 당시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관료였던 진 차장은 퇴직 뒤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임용돼 재직 중이다. 김 담당관은 현재 서울의 한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결국 1월 중순 조상준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가 방위사업감독관으로 왔다. 조 전 부장검사는 우 전 수석이 대구지검 특수부장이던 시절 평검사로 함께 일했다. 그가 방사청으로 올 때 평검사 2명도 과장급으로 함께 와 자리를 잡았다. 이 가운데 한 명은 김 담당관이 있음에도 법률소송담당관으로 ‘중복’ 발령이 났다. 결국 김 담당관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어영 방준호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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