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 첫 지역 방문지로 부산·경남지역 찾아
문 ‘세상 변화시키려는 쪽 서 본 적 없다’ 지적 반박
“세계 다니며 어려운 일 많이 경험…약자 위해 노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유엔군 전몰용사 묘역에서 헌화하고 있다. 반 전 사무총장은 2011년 11월에 현직 유엔 사무총장 중에 처음으로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유엔기념공원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11개국 장병 2300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부산/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대선 경쟁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을 향해 “내가 문재인 대표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 한국의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16일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발간 예정인 문 전 대표의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반 전 총장은)그동안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 본 적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와 같이 말했다. 이어 “세계를 다니면서 그 어려운 일을 훨씬 더 많이 경험했다”며 “약자를 보호하고 약자의 목소리를 내고, 자기 목소리를 못내는 사람을 위해 보호자의 일을 하고, 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그리 말씀하시면…”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문 전 대표가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제가 유엔총회에서 고별사를 하면서 저는 ‘유엔의 아이’라고 얘기했다.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땅바닥에 앉아서 공부했다”며 “나름 열심히 했고, 그래서 외교관이 됐고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냥 그렇게 말하기는 너무 일방적”이라고 발끈했다.
이에 앞서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박 대통령이 10년간 많은 수고를 하고 그것에 대해 축하한다고 (내게) 덕담을 했다”며 “저도 사실은 찾아뵈야 하지만 상황이 안되니 전화로 하는게 안타깝다, 잘 대비하시라고 덕담했다”고 대화 내용을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3박4일로 예정된 첫 지역방문지로 문 전 대표의 고향인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했다. 반 전 총장은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부산 유엔평화공원을 방문한 뒤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등을 돌며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부산/하어영 기자 hah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