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오늘 출간 대담집서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
국민의 고통 느낄 수 없어”
반 “너무 일방적인 말” 반박
“나름 열심히 해 기회 얻어
문보다 변혁 더 많이 겪었다”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
국민의 고통 느낄 수 없어”
반 “너무 일방적인 말” 반박
“나름 열심히 해 기회 얻어
문보다 변혁 더 많이 겪었다”
대선 후보 지지도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자질 논쟁’을 벌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17일 출간되는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이라며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은 국민의 슬픔과 고통이 무엇인지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유엔 사무총장을 지냈으니 외교관으로 유능하겠지만, 다른 면은 제가 본 적이 없어서 알 수는 없다”며 “지금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건 구시대 청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등 새로운 변화인데, (반 전 총장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 전 총장이 대통합을 표방하며 귀국 직후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통합할 수는 없다”며 “그러면 더 곪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이날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문 전 대표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 한국의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고 생각한다”며 “세계를 다니면서 그 어려운 일을 훨씬 더 많이 경험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몹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땅바닥에 앉아서 공부했다”며 “나름 열심히 했고, 그래서 외교관이 됐고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냥 그렇게 말하기는 너무 일방적”이라고 발끈했다.
반 전 총장의 봉하마을 방문(17일)을 앞두고,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은 ‘기회주의자’로 비칠 만한 반 전 총장의 과거 처신도 문제삼았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청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참여정부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반 전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동안 봉하마을을 찾지 않은 데다 추모 영상도 거절해 유족들이 서운해했다는 얘기를 전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권양숙씨 명의의 답례편지를 전달하려고 뉴욕에서 6일을 기다렸으나 반 전 총장이 만나주지 않았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정애 기자, 부산 김해/하어영 최상원 기자 hongbyul@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오른쪽)가 15일 밤후 전남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 화재피해 현장을 찾아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6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작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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