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녹음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시각장애우를 위한 오디오북으로 제작하기 위해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능력과 비전을 겨루는 경선토론회가 이르면 24일부터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세론’ 속에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잡기 위해 후보간 토론회 개최를 당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민주당 선거관리위 소속의 한 의원은 19일 통화에서 “20일 당 선관위 논의를 거쳐 지상파 방송3사, 종편, 지역방송사, 라디오 등에서 후보 토론회를 10여차례 열 계획”이라며 “첫 토론회는 방송사 사정을 고려해 이르면 24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 선관위는 여건이 닿는 한 토론회 횟수와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주 2회(화·금)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동안 문 전 대표에게 “토론회를 회피하느냐”며 공세를 펴온 주자들은 토론회를 계기로 문 전 대표와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며 벼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를 돌파한 안희정 지사 쪽은 “지금까지 안 지사가 국가운영의 총론을 공개하면서 지지를 얻었다면, 토론회를 통해 각론으로 들어가 정책비전을 내놓고 문 전 대표와 승부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 쪽 김진욱 공보특보는 “(대연정 주장 등) 설명할 기회가 없었거나 곡해된 현안에 대해서도 반론·재반론을 통해 오해를 해소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 쪽은 “촛불민심의 주요한 시대정신인 ‘소통’ 측면에서 이 시장이 독보적이라는 점을 토론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 시장 캠프의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촛불민심으로 갑작스럽게 등판한 것처럼 보이는 이 시장이 사실은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토론에서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문 전 대표는 ‘검증된 후보’, ‘준비된 후보’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함께 여는 새날 국민 대토론회’에서 “저는 지난 대선 때 충분히 검증받았다. 이미 검증이 끝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대통령 당선 순간부터 직무가 시작된다”며 “(내가) 제대로 준비된 후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하어영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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