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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세균 의장 “특검법 개정 직권상정 안한다”

등록 2017-02-28 21:04수정 2017-02-28 22:09

민주·국민의당 일부도 ‘황교안 탄핵’ 회의론
자유한국당 여전히 버티고
정의장, 특검법 실효성까지 문제제기
야권 일부 “별다른 대책 안보여”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오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기간연장 거부로 새로운 특검법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려고 찾아온 야 4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오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기간연장 거부로 새로운 특검법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려고 찾아온 야 4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야권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특검 연장 불승인에 맞서 즉각 특검 연장법과 황 대행 탄핵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 위기를 맞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특검 연장법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고, 황 대행 탄핵을 두고는 야권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일단 오는 3일부터 4월1일까지 30일 동안 3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28일 합의했다. 본회의는 16~17일(긴급 현안질문)과 28, 30일로 잡았다. 야권으로서는 특검 연장법과 황 대행 탄핵안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시설은 갖춘 셈이다. 하지만 앞길은 험난하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의장실로 찾아온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야 4당 원내대표들에게 특검 연장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황 대행의 특검연장 불승인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특검 연장법안 직권상정 요구에 대해서는 “잘못된 전례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국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황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실제로 특검이 계속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정 의장은 야 4당 원내대표들에게 “여야가 법사위에서 합의해서 본회의로 넘겨주면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얘기다. 권성동 법사위원장(바른정당)이 법사위에서 직권상정해 통과시키는 방법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날치기’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애초 야 4당의 논의 테이블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야 4당은 각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정 의장을 방문해 직권상정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 외에는 뾰족수가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어쩔 수 없이 특검 연장법 추진에 나서기는 했지만 지도부로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특검 연장법 통과를 위해서는 애초 권성동 법사위원장부터 설득했어야 하는데 ‘바른정당에서도 권성동 의원은 통제가 안된다’는 말만 듣고 때를 놓쳤다”고 했다.

바른정당을 뺀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추진하는 황 대행 탄핵도 갈 길이 멀기는 마찬가지다. 국회를 대표해 탄핵소추위원을 맡아야 하는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탄핵 사유가 안 되는 것을 야당이 추진하면 나는 탄핵소추위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황 대행 탄핵을 밀어붙일 경우 국회가 ‘국회 만능주의’에 사로잡혔다는 비난을 받을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마치 탄핵 사유가 없음에도 정치적으로 밀어붙였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행 탄핵 전선’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나왔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황 대행 탄핵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낮다. 야권 지지층으로부터도 ‘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당이 별 대책 없이 나섰다”고 했다.

탄핵안은 발의 이후 첫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에 부쳐진다. 여야가 이날 합의한 3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대로라면 17일이나 30일 본회의에서 황 대행 탄핵안 표결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이후인 그 시점에서 황 대행 탄핵의 동력이 얼마나 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야권 인사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어영 송경화 이경미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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