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활동가를 ‘전문 시위꾼’으로 폄하한 양향자 최고위원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8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양 최고위원을 향해 ‘자중하라’며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양 최고위원의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자숙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당분간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언론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참석자들이 “일단 사실 관계를 알아보자”며 사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양 최고위원은 앞으로 당분간 공식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민주당 지도부가 양 최고위원에게 최고위 불참 요청 등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수습에 나선 것은, 양 최고위원을 영입했던 문재인 전 대표에게 더이상 부담을 줘선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 최고위원은 회의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반올림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 드린다. 이미 개인성명으로 사죄드린바 있으나 국민 여러분께 직접 사죄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된다”며 “유가족 여러분과 반올림 활동가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