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왼쪽)가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을 만나 정국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기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의원이 탄핵심판 선고 이후 개헌을 고리로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탈당 당일인 7일 아침, 국민의당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회동한 데 이어, 9일엔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을 만났다. 10일엔 남경필 경기지사와 대면한다. 김 전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유 의원을 만나 “틀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로운 몸이 됐으니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며 “헌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나라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해야 나라의 장래에 좋을지 판단하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등 안보 및 경제 현안과 함께 탄핵 뒤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김 전 의원을 만나는 남경필 지사는 이날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과는 독일식 연정에 대해 깊은 공감을 갖고 있다. 양 극단 패권을 제외한 ‘중도 대연정’을 함께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전 의원과 손잡을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김 전 의원과 남 지사의 만남과 관련해 “반문연대를 하자는 쪽으로 얘기할 것이다. 개헌도 같이 추진하자고 할 것”이라며 “(탄핵 뒤) 제3지대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김 전 의원의 탈당 직후부터 개헌을 매개로 한 ‘빅텐트’ 구상에 함께 할 뜻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앞선 7일 손학규 의장은 김 전 의원과의 만남에서 탄핵 뒤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어영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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