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정·기득권·리더십 놓고 난타전
문 “적폐세력에 밀어달라고 할 때 아니야”
안 “문, 제왕적 대통령 등장 따라가”
이 “대연정은 신3당합당…개혁 고립”
장외까지 설전 이어져
문 “전두환 장군한테 표창 받아” 말에
안캠프 “호남에 먼저 사과바란다”
문 “적폐세력에 밀어달라고 할 때 아니야”
안 “문, 제왕적 대통령 등장 따라가”
이 “대연정은 신3당합당…개혁 고립”
장외까지 설전 이어져
문 “전두환 장군한테 표창 받아” 말에
안캠프 “호남에 먼저 사과바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한층 격렬해졌다. 지금까지 토론회가 두툼한 글러브를 낀 올림픽 권투 종목이었다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5차 합동토론회는 유혈이 낭자한 이종격투기였다. 공격의 수준과 방법이 이전과 판이했다.
시작은 또 ‘대연정’이었다. ‘통합과 적폐청산 어떤 것이 먼저냐’는 첫번째 공통질문이 나오자마자 이재명 후보는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 주장을 겨냥해 “청산해야 할 세력과 손을 잡으면 청산이 불가능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후보도 “지금은 선거 시기다. 경쟁하는 정당, 적폐세력과 연정할 테니 밀어달라고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이에 안희정 후보는 밀리지 않겠다는 듯 “국가개혁과제에 동의를 전제로 한 대연정이라고 누차 말하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자유한국당과의 연정만 말하면서 몰아붙이는 것은 정치공세다. 이런 식의 대화가 ‘구태정치’”라고 되받았다. 여기에 이 후보는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 후보는 “대연정은 과거 호남을 고립하고 민주진영을 분열하게 만든 신3당합당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청산세력과 손잡으면 청산이 불가능하고 거기에 반대하는 진짜 개혁세력은 고립된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라 해도 탄핵에 동참해 투표하듯 개혁과제에 동의하면 협치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국민에게 광화문 나가 시위해달라고 할 것인가. 이제 정치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대연정을 둘러싼 난타전은 문 후보의 캠프 구성 및 운영을 둘러싼 ‘기득권’ 라운드로 이어졌다. 이 후보는 문 후보의 대규모 자문단 등을 겨냥해 “실질적인 기득권 대연정”이라며 “1천명이 넘는 자문그룹을 해산시킬 생각이 없냐”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다로 비유하고 현재의 캠프 구성과 운용을 강물에 비유하며 “정권교체는 강물이 흘러 바다에 도달하는 것과 같다”며 “합리적 개혁적 보수라면 함께 힘 모아서 가야 한다”고 되받았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극복방안’과 관련해서도 문 후보의 리더십이 도마에 다시 올랐다. 문 후보는 책임총리제 도입과 삼권분립 강화 등을 내세우며 “대통령의 리더십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는 것이지, 대연정을 통해, 법이 바뀌어야만 바뀌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작심한 듯 문 후보의 대선 준비과정을 지적하며 “문 후보의 등장은 과거 제왕적 대통령제의 등장을 똑같이 따라가게 된다”고 공세를 폈다.
이날 후보들의 논쟁은 장외까지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는 토론회에서 자신의 공수부대 복무 시절 사진을 설명하면서 “당시 제1공수여단장이 전두환 장군이었는데 표창을 받았다”고 했다. ‘불안한 안보관’ 이미지를 불식하려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에 대해 토론회 뒤 안희정 캠프 박수현 대변인은 성명을 내 “과도한 안보 컴플렉스 아닌지 의심된다. 문 후보는 경솔한 발언에 대해 호남에 먼저 사과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 캠프는 성명을 내 “문 후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1978년 제대를 했고 표창은 1975년의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언니가 보고 있다 56회_홍준표 vs 김진태, 대체 누가 이길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왼쪽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사회자,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시작에 앞서 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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