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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세대별 불안요인’ 20대 취업, 40·50대 노후, 60대 안보

등록 2017-04-05 21:09수정 2017-04-06 11:10

생활고는 20대 가장 많은 응답속
전 연령 고루 분포한 ‘기저 불안’
50·60대는 정치적 불안도 겪어

해결책 1순위는 기본소득보장
출산·보육은 20·30대 여성 선호
의료·주거·교육 복지 등 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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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느끼는 적절한 불안은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제때 ‘치료’한다면 사회안전망이 된다. 반면 대책 없이 지속되거나 커지는 병적 불안은 개인의 삶과 사회의 미래를 잠식한다.

5일 <한겨레>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엠알씨케이(MRCK)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전국 유권자 151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들이 느끼는 6대 불안은 △고용불안(일자리·취업) △개인경제의 어려움 △정치적 불안 △노후불안(노후정책) △국가경제 불안 △남북관계(안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뚜렷이 구분되는 불안, 인접 세대끼리 공유하는 불안, 보수 또는 진보가 유독 민감해 하는 불안들이 한국사회 곳곳을 누르고 있었다.

‘현재 당신의 삶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냐’고 주관식으로 물었더니 64가지(모름·무응답 포함)의 답변이 나왔다. 가장 많은 이들이 꼽은 것은 고용불안(13.4%)이었다. 청년취업이라는 실존적 불안을 겪는 20대의 응답이 37.2%로 가장 많았다. 30대(11.7%), 40대(12.4%)에서도 비교적 많은 답변이 나왔는데, 이는 전체 응답자에서 2순위 불안 요소로 꼽힌 ‘개인경제의 어려움’(10%)으로 전염된다. 개인경제의 어려움은 20대(12.2%), 30대(9.4%), 40대(11.1%)는 물론 50대(9.9%), 60대 이상(8%) 등 모든 연령대가 공유하는 ‘기저 불안’이었다.

3순위 불안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상황 등이 반영된 ‘정치적 불안’(9.6%), 모든 세대 불안의 ‘종착지’인 노후불안(9.6%)이 꼽혔다. 정치적 불안은 50대(15.1%), 60대 이상(14.8%)에서 응답이 많았고 40대 이하에서는 4~6%대 응답에 그쳤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지지층(19%)과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지지층(16.6%)에서 정치적 불안을 걱정하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에서는 각각 5.6%와 9.3%로 정치적 불안에 대한 응답률이 낮았다. 노후불안은 지금의 노인세대(60대 이상 5.8%)보다는 뾰족한 대책 없이 노인세대 진입을 앞둔 중장년층(50대 16.5%, 40대 13.8%)에서 더 컸다.

4순위 ‘국가경제 불안’(7.9%)은 40대(14.2%)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지지층(11.5%)에서의 응답이 많았다. 경제전문가인 유 후보에게 경제위기 해결을 기대하는 심리와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5순위 불안은 안보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3.9%)였다. 60대 이상(8.2%), 홍준표 후보 지지층(9.4%)에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치킨집 사장’으로 대표되는 자영업자층의 경우 개인경제 어려움(13.9%), 국가경제 불안(13.2%), 노후불안·정치적 불안(각 10.5%)이 컸다.

불안에 대한 처방은 명확했다. 5가지 복지 분야를 선택지로 주고 ‘차기 정부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를 물었더니 △빈곤문제 해소를 위한 기본소득보장(27.2%) △출산 및 보육 분야(26.2%)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의료복지(18.1%)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 주거복지(14.6%) △무상교육 등 교육복지(11.3%) 순으로 응답이 나왔다. 세대별로 각기 다른 불안을 해소해 달라는 요구도 차이 났다. 기본소득보장 요구는 40대(33.2%), 20대(28.2%), 50대(27.1%), 60대 이상(25.8%), 30대(21.2%) 등 모든 세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으나, 2순위 출산 및 보육에 대한 요구는 20대 여성(37.3%)과 30대 여성(36.2%), 그리고 육아 분담 필요성을 느끼는 30대 남성(31.9%)에서 높은 반응이 나왔다. 3순위 의료복지(18.1%)를 꼽은 이들은 건강 문제에 민감한 50대(23%)와 60대 이상(23.4%)이 많았다.

노후대책과 자녀교육비 부담을 느끼는 40대의 경우 기본소득보장 요구와 교육복지 요구가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청년주거문제 해결 공약을 내놓는 가운데, 20대 남성(26.4%)의 주거복지 요구가 컸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 이번 조사 어떻게 했나
조사기관: 엠알씨케이(MRCK)
일시: 2017년 3월30일~4월1일
대상: 전국 만 19살 이상 남녀 1512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임의전화걸기(무선 51.5%, 유선 48.5%) 방식의 전화면접
오차보정방법: 2017년 2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지역·연령별 가중값 부여
응답률: 17.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3%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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