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취임 뒤 처음으로 청와대 여야 오찬 회동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오는 4월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국제 공조 제재에 부닥친 북한이 친북좌파정권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 하는데 문재인 정권이 이용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북핵 동결론·단계적 북핵 폐기론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7일 오찬회동을 마치고 돌아와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남북정상회담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북쪽에서 기획을 하고 있다”며 “남북관계의 운전대는 정부가 아닌 김정은이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정상회담 날짜가 4월30일로 잡힌 것을 두고 “북한으로서는 지방선거에서 자한당이 이기면 친북정책의 동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현 집권여당이) 선거에 이기게 해야 하는 목적이 있다”며 ‘지방선거 대비용’ 으로 현 정부와 북한 정부가 뜻을 맞췄다는 주장을 폈다.
이번에 특사단이 들고 온 북핵합의문 또한 “2005년 9월19일 6자 회담 합의문보다도 북핵폐기 로드맵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회담에 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북핵 폐기를 주제로 폐기에 한정해 회담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핵 폐기로 가는 과정에서의 합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제까지 북한의 소행을 보면 (북핵 폐기가 아닌) 북핵 잠정 동결이 종착역이 될 수 있기 때문”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남북정상회담 쇼에 속지 않을 것”이라며 “2000년 6월에도 남북정상회담을 발표했지만 민주당이 참패했고, 2007년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회담 쇼가 대선 참패로 돌아왔다. 이제 남북 정치쇼 역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유승민 대표와 내가 생각이 거의 비슷하고, 대통령과 비슷한 그분들(이정미, 추미애)은 또 생각이 비슷하고 편이 싹 갈리더라”고 회고했다.
홍 대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회동 전 인사를 나누면서 최근 정치권에도 불고 있는 ‘미투운동’을 언급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 대표가 미투 운동과 관련해 임 실장의 안부를 묻자, 임종석 비서실장도 이와 관련 홍 대표의 안부를 되물으며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농담이었다”고 짧게 답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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