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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친목”이라지만…전대 눈앞 친문 ‘부엉이 모임’ 논란

등록 2018-07-04 19:19수정 2018-07-04 19:34

‘문재인 밤새 지키자’는 의원 모임
박광온·전해철·홍영표 등 30여명
당대표 선출에 ‘영향력 행사’ 의심
친문-비문 대결 구도 상기 비판
출사표 낸 박범계 “활동 중단해야”
박범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승래 의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범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승래 의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5 전국대의원대회(전대)를 앞두고 친문(재인)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부엉이 모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친문 세력이 당대표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심이 커지면서 당 내부에서도 분열적 계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엉이 모임’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재인 당대표 시절 주요 당직자들과 영입 인사 등 30여명으로 구성됐다. 밤에 활동하는 부엉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문 대통령을 지키자는 뜻에서 모임의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전해철 의원이 좌장 구실을 하고 있고 권칠승·김종민·박광온·박범계·황희·홍영표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6·13 지방선거 전까지 모임을 함께했던 박남춘 인천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모두 당내에서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다. 부엉이 모임은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실패 뒤 꾸려졌지만,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무렵부터 지금의 정기모임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고 한다. 이들이 지난달 21일 점심식사를 하며 친문 대표 출마와 단일화 등을 논의한 것이 최근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들은 한결같이 “단순한 친목모임”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모였던 국회의원들이 본선 때는 뒤로 물러서면서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며 “서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목모임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도 팟캐스트 방송에서 “(부엉이 모임은) 조직적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닌 친목모임이다. 몇 년간 해왔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가 (전대를 앞두고) 모여서 뭘 하고 있지 않느냐고 민감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른바 친문 핵심 의원들이 모인 ‘부엉이 모임’이 부각되면서 친문-비문 등 희석됐던 당내 계파 대결 구도를 다시 상기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4일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은 “부엉이 모임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당에 계실 때 분열의 난맥상 있는 시기에 빛나는 역할을 해준 의원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그 노력과 헌신·공로를 가벼이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부엉이 모임 활동이) 전대와 관련된다면, 국민 눈에 그렇게 보인다면 전대 전까지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헌신한 다수 의원을 소외시키고 대통령과의 친분을 파는 퇴행적 정치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엄밀히 말해 문재인 대통령은 1700만 촛불민심이 만들었다”며 “친노·비노·진문(진짜 친문)·뼈문(뼛속부터 친문)이니 이런 걸로 당대표 하려는 건 대통령 팔아 호가호위하려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도 “당내 모든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며 “전대 앞두고 친문-비문 규정하는 판을 만든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태규 엄지원 서영지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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