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투표를 통해 예비경선을 통과한 3명의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후보. 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26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김진표·송영길·이해찬(가나다순) 후보가 새달 25일 열리는 전국대의원대회(전대) 본경선에 진출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 광역·기초단체장, 지역위원장, 고문단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8명의 당대표 후보에게 한 표씩 던져 최종 후보 3명을 추렸다. 4~8위로 밀린 김두관·박범계·이인영·이종걸·최재성(가나다순) 후보는 탈락했다. 이날 예비경선에는 투표권을 가진 440명 중 405명이 참여해 9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범친문 진영 2명과 86세대 1명으로 압축된 이번 예비경선 결과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나온 대체적인 예측과 일치했다. 김진표 후보는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였고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거친 4선의 친문 의원이다. 4선의 송영길 후보는 지난해 촛불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지만 친문 정체성보다는 호남 출신의 86세대, 인천시장 경력이 더욱 도드라진다.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7선의 이해찬 후보는 ‘친노·친문 진영의 큰 어른’ 격이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친문 후보는 4명이 출마했지만 결국 2명이 본경선에 합류했다. 2년 전 예비경선에서 1표 차이로 ‘충격의 컷오프’를 당한 송 후보는 절치부심 끝에 본경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개표가 끝나고 최종 후보로 이름이 호명되자 송 후보 캠프는 일제히 환호했다. 송 후보도 예비경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2년 전 이곳에서 컷오프됐던 아픔이 가시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제 김진표(71)·송영길(56)·이해찬(66) 3명의 후보는 새달 25일 전국대의원대회 때까지 한달간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번 당대표 경쟁을 “옛 친노(이해찬)와 새 친문(김진표)의 다툼”이라고 규정했다. 두 후보가 전대에서 본격 세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단일화에 실패한 친문 진영의 분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친노·친문의 정체성이 강하지만 정치권 입문의 뿌리인 당내 재야 출신 인사들과도 연이 닿는다. ‘경제 당대표’를 구호로 내세우고 있는 김 후보는 친문 핵심 소장파의 지원을 받고 있다. 60대와 70대인 두 후보가 범친문 표심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틈을 타 통합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50대의 송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번 예비경선에서는 이변이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섣불리 판세를 예측할 수 없다. 앞으로 3인 후보들의 본경선 전략을 봐야 우열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8·25 전대에서 대의원(45%), 권리당원(40%), 국민 여론조사(10%), 일반당원 여론조사(5%)를 반영해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게 된다.
김태규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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