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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우병우 감찰하다 물러난 이석수, 국정원 개혁 칼자루 쥐다

등록 2018-08-30 20:42수정 2018-08-31 09:28

차관급 4명 인사
박근혜 측근 비리 특별감찰관
우병우 처가 땅 특혜거래 조사
우 수석 반격에 쫓겨났다가 ‘귀환’
청 “국정원 개혁 추진할 적임자”
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양향자
방위사업청장에 왕정홍
문화재청장에 기자 출신 정재숙
이석수, 우병우. 한겨레 자료사진
이석수, 우병우. 한겨레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4명의 차관급 인사도 함께 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석수(55)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임명이다. 검사 출신인 이 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친인척 등 측근들의 비위를 감찰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특별감찰관이었다. 이 실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이 된 사건을 가장 먼저 감지했다. 2016년 7월, 대기업에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출연을 종용한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내사를 시작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처가 땅 특혜 거래와 아들의 의경 보직 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했다. 그러나 우 수석의 반격으로 그해 8월 검찰에 고발(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되고 압수수색까지 들어오자 특별감찰관직에서 물러났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청와대 제공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청와대 제공
1989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한 이 실장은 20년 동안 주로 공안사건 수사를 맡은 ‘공안통’이었다. 1998년 서울지검 공안1부 검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안전기획부가 주도한 이른바 ‘총풍’ 사건(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때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파견근무를 했던 그는 “공안검사이지만 합리적이고 균형감각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는 이 대통령 일가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에서 특검보로 활약했다.

청와대는 이 실장이 “국정원 개혁을 뚝심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국정원에 들어가서 조직의 이익에 반하는 개혁 작업을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에 필요한 덕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영입한 양향자(51) 전 최고위원이 임명됐다. 호남 출신 양 원장은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 상무까지 오른 이력 때문에 2016년 1월 입당 당시 화제를 모았다. 그해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 서을에 전략공천돼 천정배 의원과 맞붙어 낙선했고 지난 6·13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주로 관료 출신들이 맡았던 인재개발원장에 그를 기용한 것은 ‘문재인 영입 인사’를 배려한 조처로 보인다. 양 원장은 2017년 3월에는 삼성 반도체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 ‘반올림’을 향해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고 주장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왕정홍(60) 감사원 사무총장은 방위사업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왕 청장은 감사원에서 29년 동안 근무하며 재정·경제감사국장,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재정·금융 분야 감사 전문가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6년 후배다. 청와대는 “고질적인 방위산업 비리를 척결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방위산업을 효과적으로 육성·관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 문화재청장에는 정재숙(57)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가 선임됐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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