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을 방문, 마을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모교 경기고등학교의 옛 부지인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여야 간판급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동시에 서울 종로 지역구를 누비며 기선 잡기에 나섰다. 이 전 총리는 여당 유력 주자라는 장점을 활용해 ‘신분당선 연장’ 등 굵직한 현안을 내세우며 지역구 공약을 일찌감치 선점하고 나섰다. 정치 입문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득표 활동에 나선 황 대표는 불황을 겪고 있는 공실 상가를 방문하는 등 정부의 실정을 정조준하는 행보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본격적인 지역구 현장 방문에 앞서 자신의 첫번째 지역 발전 공약을 내놓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종로구 사직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전 총리는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로 바꿔가고 싶다. 그러기 위한 교육, 보육, 주거환경, 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교통이 원활한 종로로 개선하려 한다. 고양 삼송과 용산 구간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도시,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재생사업 재추진 등의 공약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이 총리는 이날 서울시와 재개발 추진 주민들이 10년 동안 갈등을 빚고 있는 사직2구역을 방문했다. 지역 조합장의 호소를 들은 이 전 총리는 “이 상태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하다. 행정부의 수요도 충족하면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지혜를 짜보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총리는 현장에 가기에 앞서 “그동안 종로의 미래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장소를 방문하고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과 대화를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 거리’에 있는 공실 상가 방문을 시작으로 모교인 성균관대학교와 정독도서관 등을 방문하며 ‘지역구 다지기’의 첫발을 뗐다. ‘젊음의 거리’ 공실 상가에 나붙은 임대 펼침막을 둘러본 황 대표는 “제가 아는 종로는 경제·정치의 중심지였다. 활기차고 많은 분이 오가는 곳이었는데 옛날 활력은 다 없어지고 문을 다 닫았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잘못된 정책으로 망가뜨린 종로의 경제를 되살려내도록 하겠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이 생기지 않도록, 비싼 임대료 때문에 가게 비워야 하는 분이 줄어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찾은 황 대표는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나오지 않은 학생이 많겠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주말에도 학생이 많았다”며 “(이 역시) 경제 실태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근처 건물들을 둘러보며 “처음 학교 다닐 때 있던 건물들은 하나 남기고 다 바뀌었다”며 “그때는 공실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번 총선 전략에 대해 “종로구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건 경제를 먼저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또 한가지 큰 목표는 문재인 정부 심판이다. 밤잠을 자지 않고서라도 (다른 후보들도) 돕겠다”고 밝혔다.
이완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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