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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영상+] ‘쇄신’ 외치더니 친황계 부활, 곳곳 곡소리…통합당 공천 ‘파열음’

등록 2020-03-15 11:00수정 2020-03-15 11:12

‘막말’ 민경욱 되살린뒤 김형오 전격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톺아보기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거침없어 보이던 미래통합당 ‘물갈이’ 공천에 파열음이 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체제 공관위의 공천 결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터져나왔고, 급기야 김형오 위원장이 중도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러고도 통합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초빙받은 김종인 전 의원과 공관위가 서울 강남갑에 단수공천한 태영호(태구민)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사이 ‘망신 공천’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잘 나가는 듯 보이던 통합당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러 삐걱대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또 4·15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먼저 김형오 위원장에 대한 당 내 반발은 크게 세 갈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김형오 위원장이 혁신 공천을 명분으로 칼날을 바싹 들이댄 영남 지역 중진들의 날선 반격이 첫 갈래입니다. 대표적으로 경남 양산을에서 컷오프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컷오프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12일 “양산을 출마를 포기하고 통합당 현역이 없는 대구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양산을 공천은 ‘기망에 의한 막천’이고 상대를 이롭게 하는 이적 공천이다”, 또 “이 못된 협잡 공천에 관여한 사람을 나는 알고 있으며 복당한 뒤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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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대표는 김형오 위원장에 대해 “공천이 (최고위에서) 비토당하는 일은 처음 본다. 부끄러워서 위원장을 어떻게 하나” 이렇게 비난했습니다. 또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 대해서도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자신이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김형오 위원장과 합작해 자신을 컷오프시켰다고 싸잡아 공격했습니다. 양산을을 떠난 홍 전 대표의 새 출마지로는 대구 수성을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컷오프 뒤인 지난 8일 “당 공관위에서 참 나쁜 결정을 내렸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모두 김형오 위원장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 채 경남 출마 의사를 고수하다가 아예 경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컷오프 통지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밖에도 대구·경북에선 현역 의원으로 컷오프된 곽대훈(대구 달서구갑), 정태옥(대구 북구갑)·백승주(경북 구미갑)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 뜻을 밝히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인천 미추홀을에서 내리 3선을 한 대표적 친박 중진이죠. 윤상현 의원이 이번에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김형오 위원장을 두고는 친이명박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친이계 좌장으로 꼽혔던 이재오 전 의원은 10일 김형오 위원장이 사심에 가득차 공천칼날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며 “아무래도 당은 20대(총선)짝 나겠다”는 불길한 탄식마저 토해냈습니다. 20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전신이죠, 새누리당은 대승이 예상됐으나 친박인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김무성 당대표 사이 격렬한 공천권 갈등에 발목을 잡힌 바 있습니다. ‘옥새 파동’등 극한 분란 끝에 결국 패배했는데, 그런 모양이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겁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이재오 전 의원은 “여기서 잘린 사람, 저기에 꽂고 A의원 잘린 자리에 B의원 꽂고 기가 막혀 말문이 닫힌다. 이런 것이 사천이다” 이렇게 개탄했습니다. 이 전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을 향해 “그렇게 안봤는데, 나이 들어서 소신도 있고 지조도 있는 줄 알았는데 영혼도 파는구나”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또 김형오 위원장이 강원도 강릉에 권성동 의원을 빼고 홍윤식 전 행자부 장관을 앉힌 것을 두고도 “자기사람 홍윤식을 경선도 없이 내리 꽂았다. 박근혜 옥중편지가 자기사람 공천챙기기였나? 기껏 통합했는데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이렇게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여기에 김종인 전 의원도 김형오 위원장을 향해 강력한 한 방을 터뜨렸습니다. 김종인 전 의원은 1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관위가) 적절하지 못한 사람을 꽂아놓은 게 문제다. 가까운 사람은 공천하면 안 되는 게 (공천관리)위원장의 원칙인데 다 깨져버렸다” 이런 말로 김형오 위원장‘사천 논란’에 기름을 뿌렸습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태영호 전 공사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다.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다.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다” 이런 말까지 하며 사실상 ‘공천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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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잡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윽고 침묵하던 황교안 대표도 공관위 결정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황 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천 관련 일부 잡음이 나오고 있고 불공정 사례가 지적되기 때문에 공관위 결정 일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어 최고위원회에선 비공개 논의 끝에 서울 강남을과 부산 북-강서을, 부산 진갑,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경남 거제 등 6곳을 재의 요구 지역으로 결정합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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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공관위는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 두 곳만 기존 결정을 뒤집고 경선을 붙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힙니다. 최고위 요구를 3분의 1만 수용한 겁니다. 인천 연수을에선 애초 황 대표 체제에서 첫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이 컷오프됐지만, 다시 살아났습니다. 민경욱 의원은 애초 단수공천을 받았던 민현주 전 의원과 경선을 하게 됐습니다. 대구 달서갑도 곽대훈 의원이 컷오프되고 이두아 전 의원이 단수 공천됐는데, 재의 결정으로 이 전 의원과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이 경선을 치르게 됐습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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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가 재의를 요청한 것은 공천 잡음이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옵니다. 아울러 민 의원 등 이른바 ‘친황계’까지 물갈이되며 당 대표로서 입지가 위축된 데 대한 불만 표출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최고위 재의 요청과 공관위 부분 응답으로 미봉되는가 했던 통합당 공천 갈등은 13일 김형오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퇴 발표로 정점을 찍게 됩니다. 김형오 위원장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공관위원들께서 정말 열심히 해주셨는데 뜻을 받들지도 못하고 판단에 미스도 있었다. 저의 사직을 통해서 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의 중심 가치를 잘 지켜나가고 단합하고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를 받는 당으로 커 나가기를 바란다” 이렇게 사퇴의 변을 내놨습니다.

김 위원장의 전격적 사퇴 계기는 뭘까요. 서울 강남병 김미균 후보 전략공천 철회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는 게 김 위원장이 직접 밝힌 이유입니다. 공관위가 발탁 공천한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과거 문재인 지지 활동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전략 공천을 철회하면서 “인간적인, 도의적인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사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겁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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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균 대표가 전략공천된 뒤 과거 그가 SNS에 올린 글과 사진 등이 친문재인 성향을 담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서울 강남병 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13일 오전 김형오 위원장 자택 앞을 찾아 “강남에 좌파 후보가 왠 말이냐” 이런 구호를 외치며 김 대표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통합당 신보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 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된다. 놀랍고 황망하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신 의원은 “SNS에선 차라리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을 모셔와 공천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말까지 꺼냈습니다.

문제는 김형오 대표가 물러났음에도, 공천 잡음이 쉽사리 가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자신의 공천을 강하게 비난한 김종인 전 의원을 향해 12일 “김 전 대표가 선거 일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반격합니다. 나아가 “저는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고, 막말을 한 적도 없다. 뇌물수수로 실형을 받은 적도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특히 뇌물을 거론한 것은 김종인 전 의원이 1993년 동아은행 뇌물수수 사건으로 사법처리된 전력을 비꼰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지경입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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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설전이 날카로와면서 김종인 전 의원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중도층을 공략하려던 황교안 대표의 구상에도 변수가 돌출한 셈이 됐습니다.

공천 갈등이 격화하고 잡음이 커지는 건 선거에는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한 데는 ‘옥새 파동’으로 대표된 공천 막장극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그 정도의 계파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견해가 많습니다만, 어떤 상황으로 번져갈지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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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천 논란’과 각종 잡음 탓에 통합당 물갈이 공천의 쇄신 이미지엔 이미 어느 정도 생채기가 났다고 봐야 합니다. 이후 공천을 둘러싼 당 내 분란이 가열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친황교안계 부활, 김형오 사퇴..미래통합당 공천 '파열음'.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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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와 통합당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놓게 될까요.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금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진행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촬영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권영진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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