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맨왼쪽)·정봉주(왼쪽 넷째)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을 47일 앞두고 선거에 뛰어든 ‘친정부 성향’ 열린민주당의 돌풍은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투표 종료 직후 나온 <한국방송>(KBS) 출구조사를 보면, 열린민주당은 1∼3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치로 잡아야 김진애(비례 1번)·최강욱(2번)·강민정(3번) 후보 정도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 수 있다. 당초 열린민주당은 비례후보만 내면서도 10석 이상을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2월말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 등이 창당한 열린민주당은 초반 기세가 높았다. 비례대표 후보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을 뽑아 ‘검찰개혁’이란 선명한 깃발을 들고 지난해 ‘서초동 집회’에 모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동일한 지지층에서 표를 나눠야 하는 ‘제로섬’ 정당의 한계는 뚜렷했다. ‘열린민주당은 같은 팀이 아니다’는 민주당의 선거운동이 본궤도에 오르자, 열린민주당의 기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전에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를 보면, 열린민주당은 지지도가 하락하고 더불어시민당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를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본 열린민주당 관계자들은 저녁 7시께 서울 여의도의 당사를 떠났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