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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주 ‘임·노·박 1인 이상 낙마’ 요구 확산…청 “무겁게 받아들인다”

등록 2021-05-12 17:51수정 2021-05-14 02:46

여당 초선 모임서 “일부 장관 ‘부적격’ 처리해야”
당 지도부도 이미 청와대에 ‘일부 낙마’ 뜻 전달
청와대 “초선만 81명…의원 집단 목소리 엄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든 기자 중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든 기자 중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해양수산부)·노형욱(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중 일부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해 기류 변화를 예고했다.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12일 아침 전체회의를 열어 최소한 1명의 장관 후보자는 ‘부적격’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엄격한 잣대를 존중해서 당 지도부가 최소한 1명에 대한 부적격 제안을 청와대에 강력히 권고할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더민초의) 의견을 잘 받고 수렴해 야당과 협상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하다면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고 의원은 전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자 더민초 소속인 김영배 최고위원도 이날 경기도 평택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총리·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결정적 하자가 없지만 야당의 발목잡기에 더이상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할 수 없다”며 “더민초는 뼈를 갂는 심정으로, 국민들의 눈높이 고려하면서 최소 1명 이상의 장관 후보자들에게 결단해줄 것을 청와대와 지도부에 촉구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사실상 지도부의 ‘결심’만 남았다는 분위기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더민초와 재선 의원들의 입장을 다 들었으니 이제 원내대표와 당 대표의 마지막 결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이런 목소리가 제기되기 이전부터 민주당 지도부 역시 비슷한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한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정 후보자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당이 세 후보자 모두 안고 가기엔 부담스럽다는 뜻을 여러 통로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청와대도 우리 부담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고위 당·정·청 이전에 이미 그런 의견이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일단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는 입장이지만 ‘다양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더민초의 '1명 이상 낙마' 요구에 대해 “민주당에 초선만 81명이다. 국회의원들이 집단으로 목소리를 냈으니 무겁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어제 재송부를 요청한 것은 (임명 강행 뜻이 아니라) 당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의견을 정리해달라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당내뿐만 아니라 여야 간 논의가 진척되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세 명의 장관 후보자 발탁 이유를 설명하면서 ‘엄호’했음에도 청와대가 신중하게나마 낙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여당의 반발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자칫 임기 말 당·청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당의 뜻을 존중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었지만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등을 이유로 거부해 만남이 무산됐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면서도 박 의장을 찾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본회의 개의를 요청했다. 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찬대 의원은 “여당 단독으로 청문 보고서 채택도 가능하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송채경화 서영지 이완 심우삼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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