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와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DMZ 포럼'에서 이해찬 (사)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안내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오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빅3’ 대선 주자들이 친문·친노 진영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들은 추도식을 계기로 ‘노무현 정신 계승’에도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일 경기도가 주최한 ‘2021 디엠제트(DMZ) 포럼’에 참석해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에 기반을 둔 대북 경제협력과 한국의 ‘자주성’을 강조하는 외교 구상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선 물밑에서 이 지사를 돕고 있다고 알려진 ‘친노 좌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기조연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이날 “개성공단 재개,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인도적 협력을 비롯한 남북합의 이행을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포괄적 상시적 제재 면제를 허용하도록 관련국들에 대한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 대한 외교적 해법으로 한국의 자주성과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 접근도 주문했다.
이해찬 전 대표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개성공단 재개 필요성을 설명하며 이 지사와 보조를 맞췄다. 지난해 민주당 대표 임기를 끝낸 뒤 이 지사와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간간이 비공식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12일 출범한 이 지사의 전국적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도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광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행사엔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인 조정식 의원 등 모임 소속 의원 6명은 22일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미리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최근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고 발언했던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비공개로 한명숙 전 총리를 만났다. 친노·친문 진영에서 ‘검찰 권력의 희생자’로 꼽는 한 전 총리와의 만남은 검찰개혁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1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회에 참여한 데 이어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역시 23일 봉하마을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노 전 대통령 사저 입구에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만난다. 이 전 대표는 김 지사와 함께한 자리에서 ‘노무현 정신’에 대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엔 대표적인 ‘친노 부산파’인 최인호 의원이 동행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7 보궐선거 참패 이후 측근들에게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밝히는 등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서의 깊은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송채경화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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