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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비용 줄이고 윤리 문제 해결…세계 최초 배양육 공장 문 열었다

등록 2021-06-28 10:06수정 2021-06-28 10:25

이스라엘 퓨처미트, 하루 500kg 생산
축산업보다 고기 생산주기 20배 빨라

이스라엘에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배양육 공장. 퓨처미트테크놀로지스 제공
이스라엘에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배양육 공장. 퓨처미트테크놀로지스 제공

공장 내 생물반응기에서 세포를 배양해 키운 고기(배양육)는 축사에서 가축을 키워 도축장에서 잡는 고기(도축육) 시장을 얼마나 잠식해 갈 수 있을까? 배양육이 실험실에서 벗어나 시장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서 배양육 메뉴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처음으로 등장한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의 퓨처미트 테크놀로지스가 세계 처음으로 배양육 공장 문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중부의 레호보트에 위치한 공장에서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은 500kg이다. 이는 햄버거 500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퓨처미트는 현재 이 공장에서는 닭고기, 돼지고기, 양고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곧 쇠고기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배양육 공장의 생산주기는 전통 축산업과 비교할 때 약 20배 빠르다고 덧붙였다.

퓨처미트 테크놀로지스의 닭가슴살 배양육 버거.
퓨처미트 테크놀로지스의 닭가슴살 배양육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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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패티 1개 만드는 데 8900원

이 회사가 세계 첫 배양육 양산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데는 생산비 절감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월 버거 1개를 만드는 필요한 닭가슴살 4분의1파운드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7.5달러(8900원)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3년 세계 처음으로 버거용 패티를 만드는 데 들었던 비용 25만유로(3억3600만원)의 0.003%도 안되는 수준이다.

퓨처미트는 생물반응기의 효율을 높인 것과 함께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양액을 값비싼 소태아혈청 대신 식물 기반 물질로 대체한 것이 가격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동물윤리 논란을 빚고 있는 소태아혈청이나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유전자변형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점을 자사 배양육 기술의 장점으로 꼽았다.,

퓨처미트는 내년 중 미국 육류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과 협의하고 있다.

와일드타이프의 배양육 연어.
와일드타이프의 배양육 연어.

해산물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와일드타이프(Wildtype)도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715㎡(216평) 규모의 시범공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 첫번째로 생산하는 고기는 초밥용으로 쓸 연어다. 생산능력은 연간 22.7톤이다.

와일드타이프는 배양육 시설은 작은 양조장 정도로 크기가 작아서 도시 한복판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도심에 생산시설이 있으면 곧바로 시내 초밥집으로 재료를 공급할 수 있어서 운송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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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통 육류와 가격 경쟁 가능할 듯

세포 배양 기술이 날로 좋아지고는 있지만 배양육이 갈 길은 멀다. 국제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배양육 시장은 2030년까지 전체 육류시장의 1%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육류시장의 1%는 금액으로는 250억달러(28조2천억원), 생산량으로는 연간 150만톤에 해당한다. 맥킨지는 “이 정도 규모의 배양육을 시장에 내놓으려면 2억2천만~4억4천만리터의 배양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올림픽수영장 크기만한 배양시설 88~176개에 해당한다. 맥킨지는 “현재 세계 제약업계가 갖고 있는 세포배양 시설이 1천만~2천만리터인 점을 고려할 때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그러나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도 가격을 전통 축산고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킨지는 배양육 기술이 인간 게놈 해독 비용을 줄이는 정도의 속도로 발전한다면 2030년에는 전통 육류와 가격을 겨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배양육 개발에 뛰어든 업체는 현재 전 세계에 걸쳐 75개 안팎이다. 대부분은 아직 실험실의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에서도 젊은 연구자들이 창업한 씨위드, 다나그린 등의 스타트업들이 배양육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해양 미세조류인 스피룰리나에서 추출한 물질로 소태아혈청 배양액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씨위드에 이전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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