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오빗, 항공기에 실어 고고도에서 로켓 발사
스페이스엑스, 예약 받은 소형 위성들 합승발사
스페이스엑스, 예약 받은 소형 위성들 합승발사
로켓 분리 고도를 향해 날아가는 버진오빗의 모선 항공기 ‘코스믹걸’. 버진오빗 제공
로켓 런처원이 모선 항공기에서 분리되는 순간. 버진오빗 제공
날씨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공중발사 길이 21미터인 로켓 런처원은 최대 500kg의 물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소형 위성 전용 발사체다. 로켓에 실을 수 있는 위성의 크기는 최대 4피트(1.2미터)다. 로켓을 운반하는 코스믹걸은 보잉 747-400 항공기를 개조한 것이다. 버진 오빗의 공중발사 기술은 모회사인 버진 갤럭틱의 준궤도 우주관광 방식에서 따온 것이다. 버진 갤럭틱의 준궤도 관광도 모선 항공기로 이륙한 뒤 고도 13km 상공에서 우주선 로켓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버진 오빗은 2020년 5월 첫 시험비행에서는 궤도에 오르는 데 실패했으나, 지난 1월 두번째 시험비행에서는 처음으로 궤도에 올라 위성 배치까지 마쳤다. 버진 오빗의 공중발사 방식은 지상 발사보다 연료가 덜 들고 발사 장소나 날씨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활주로만 있으면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으며, 천둥번개가 쳐도 이를 피해 고도를 조정해 발사할 수 있다.
올해 한 차례 더…내년엔 6차례 발사 계획 버진 오빗은 이날 발사 임무에 ‘튜블라 벨스’(Tubular Bells: Part One)라는 명칭을 붙였다. `튜블라 벨스'는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1973년 버진레코드를 설립한 뒤 처음으로 낸 앨범 제목이다. 버지오빗 최고경영자 댄 하트는 올해 안에 적어도 한 번은 더 발사할 것이며, 내년에는 6차례 발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7년 설립된 버진 오빗은 현재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모회사인 버진갤럭틱은 2019년 우주개발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같은 방식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케네디우주센터 착륙구역으로 귀환한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 1단계 추진체. 웹방송 갈무리
스페이스엑스는 88개 위성을 한꺼번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엑스도 이날 오후 3시31분(미 동부시각 기준, 한국시각 1일 오전 4시31분)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 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소형 위성 88개를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85개는 예약을 받은 민간 및 정부의 큐브샛이며, 3개는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인터넷용 위성 스타링크다. 이날 발사는 지난 1월에 이은 두번째 예약 합승 발사다. 스페이스엑스의 합승발사 프로그램은 4개월 간격으로 발사 일정을 정해놓고 예약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소형 위성업체들은 대형 위성 발사 때 이에 편승해야 했기 때문에 발사 일정을 미리 잡을 수 없었으나,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독자적으로 발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궤도에 배치되고 있는 소형 위성들. 웹방송 갈무리
전자장비 소형화로 유망해진 소형 위성 시장 요금은 200kg 위성을 기준으로 100만달러(11억원)부터 시작한다. 초과분에 대해선 1kg당 5천달러(550만원)의 비용을 더 내야 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날로 올해 20번째 로켓을 발사했다. 이날 사용한 발사체 팰컨9은 이전까지 7번 날아올랐던 로켓이다. 팰컨9 1단계 추진체는 이날 해상 바지선이 아닌 케네디우주센터 내 착륙구역으로 귀환했다. 스페이스엑스가 올해 들어 발사한 총 위성 수는 지금까지 900개에 이른다. 소형 위성 발사는 로켓 개발업체들에 매우 유망한 미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장비가 갈수록 소형화하면서 굳이 과거처럼 커다란 위성을 쏘아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소형 위성을 발사하는 데는 로켓이 대형일 필요가 없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2033년까지 소형 위성이 2만기 이상 발사될 것으로 전망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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