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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개방형 사무실은 정말로 짜증을 유발했다…8분 실험 결과는?

등록 2021-07-07 10:03수정 2021-07-07 14:01

협업·소통 강화 위해 도입한 ‘트인 사무실’
직원들은 소음과 프라이버시 실종에 불만
8분 실험에 짜증 25%, 겨드랑이땀 34% 증가
2000년대 들어 한동안 개방형 사무실 바람이 불었다. (Unsplash: Alex Kotliarskyi)
2000년대 들어 한동안 개방형 사무실 바람이 불었다. (Unsplash: Alex Kotliarskyi)

2000년대 들어 한동안 열풍이 불었던 개방형 사무실은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탁 트인 공간은 소음을 증폭시키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부작용을 불렀다. 회사 경영자와 간부들은 업무 효율을 위해 개방형 사무실을 선호했지만 직원들은 자기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된 공간이 사라진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영국의 연구조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미국, 인도, 독일, 호주, 중국 등 10개국 500명의 고위임원과 평사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3%가 사무실에서의 소음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개방형 사무실의 소음은 직원들의 스트레스, 기분에 어느 정도 나쁜 영향을 미칠까?

오스트레일리아 본드대 연구진이 심박수, 피부전도율 측정 장치와 안면 감정인식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그 영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연구 결과를 호주 및 뉴질랜드 경영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경영 및 조직 저널’(Journal of Management & Organization) 6월14일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개방형 사무실의 소음과 생리적 스트레스 사이에는 강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와 걸음 소리, 프린터 및 전화 벨 소리, 컴퓨터 키보드 입력음을 재현한 실내 환경을 만들었다. 이어 실험 참가자들에게 조용한 사무실과 개방형 사무실 두 환경에서 각각 교정 업무를 보도록 했다. 연구진은 또 실험 결과의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소음 테스트의 순서를 다양하게 뒤섞었다. 스트레스 측정에는 심박수와 땀 분비 센서의 측정치를, 감정 측정에는 안면 감정인식 인공지능을 이용했다. 또 참가자들에게는 스스로 느끼는 기분의 변화를 기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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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사무실 환경 재편에 반영을

연구진의 실험 결과 소음은 부정적 감정을 크게 높였다. 실험 참가자들이 소음이 있는 모의 사무실에 있었던 시간은 8분에 불과했지만, 짜증이 25% 높아지고, 겨드랑이 등의 땀 분비는 34%나 많아졌다.

연구진은 “업무 성과에 즉각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알 수 없었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장기적으로 직원들의 행복감과 생산성에 해를 끼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주요국들에서는 그동안의 재택 위주 생활과 일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근무 체제를 좀 더 유연하게 하고 업무 공간을 재배치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검토 후보 중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방식이 있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업무 환경면에서 사무실의 소음을 줄여 집중력을 높이고 업무상의 프라이버시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인공음향으로 소음을 덜 인식하게 해주는 사운드 마스킹 기술을 도입하거나, 전통적인 벽이나 칸막이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드대의 리비 샌더 교수(조직행동학)는 “사무실 구조를 재편하는 데는 비용이 들겠지만, 사무실의 업무 환경이 열악해지면 생산성이 떨어지므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고용주들이 프라이버시와 집중력 대신 협업과 소통을 촉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생산성과 업무 관계 모두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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