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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베이조스, 나사에 2조원 미끼를 던지다

등록 2021-07-28 13:59수정 2021-07-28 14:13

달 착륙선 개발업체 선정 조건으로
미 항공우주국에 공개서한 형식 제안
탈락 이의제기 결론 1주일 앞두고
7월20일 뉴셰퍼드 유인 캡슐에 탑승한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제공
7월20일 뉴셰퍼드 유인 캡슐에 탑승한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제공
자산 2천억달러(약 230조원)의 세계 1위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달 착륙선 개발업체 선정 대가로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에 20억달러(2조3천억원)라는 거액의 미끼를 던졌다.

베이조스는 26일(현지시각) 자신이 세운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이 2024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나사의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 참여할 경우, 향후 2년 동안 20억달러의 개발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나사에 보냈다. 이는 나사가 스페이스엑스에 달 착륙선 개발비로 지급하기로 한 28억9천만달러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 창업자 자격으로 빌 넬슨 나사 국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 제안은 비용 지불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나사가 지난 4월 유인 달 착륙선 개발 업체 입찰에서, 애초의 예상을 깨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를 단독으로 선정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다. 이 입찰에는 블루오리진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내셔널팀)과 방위산업체 다이네틱스가 함께 참여했다. 나사는 애초 2개 업체를 선정해 경쟁 방식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스페이스엑스 1개 업체만을 선정했다.

블루오리진은 이에 반발해 정부 회계감사국(GAO)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날 제안은 회계감사국이 블루오리진의 이의 제기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1주일 전에 나온 것이다.

베이조스는 서한에서 “경쟁이 없다면 나사의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 달 야망은 늦어지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며, 국가 이익에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블루문을 설명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제공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블루문을 설명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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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시험비행도 자체 부담…나사, 공식 반응 없어

베이조스는 20억달러 포기와 함께 달 착륙선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무인 시험비행 비용도 자체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전체 금액을 고정가격으로 체결하고, 이를 초과하는 모든 비용을 자체 부담해 나사의 비용 상승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조스는 “나사가 단기적 예산 문제로 애초의 2개 업체 추진 전략에서 방향을 었으며 이번 제안은 그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서한이 발표된 이후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사 대변인은 “나사는 베이조스의 서한을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소송 중인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더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두명의 조달 전문가들과 접촉한 결과, 나사가 베이조스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해관계자의 공개 선언을 이유로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이는 향후 또 다른 항의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루오리진의 이의 제기로 현재 나사와 스페이스엑스의 계약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블루오리진은 입찰 탈락 이후 의회 로비에도 적극 나섰다. 이에 따라 미 상원은 나사가 달 착륙 프로그램에 100억달러를 추가로 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이 법안은 하원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이 법안을 ‘베이조스 구제금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나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에 단독으로 선정된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상상도). 나사 제공
나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에 단독으로 선정된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상상도). 나사 제공
2024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지구에서는 차세대 로켓 SLS를 이용해 오리온 우주선에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워 게이트웨이라는 달 궤도 정거장에 보낸다. 이어 민간기업이 제작한 달 착륙선이 달 궤도 정거장에서 2명의 승무원을 태워고 달 표면에 착륙한다. 나사 인간착륙시스템 프로그램 책임자인 리사 왓슨-모건에 따르면, 게이트웨이 구축이 여의치 않으면 오리온이 달 착륙선과 직접 도킹할 수도 있다.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는 달에서 일주일간 탐사 활동을 한 뒤 다시 착륙선을 타고 달 궤도 정거장에 복귀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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