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선호 강한 12개국 10년 예측 결과
성 선택에 의한 낙태, 줄곤 있지만 여전
성 선택에 의한 낙태, 줄곤 있지만 여전
뿌리깊은 남아 선호에 의한 출생 성비 불균형은 정도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픽사베이
세계 각 지역의 출생 성비 예측 시나리오. BMJ글로벌헬스
2030년 이후에는 불균형 해소될 듯 성 평등 이슈가 전면에 부상하고 저출산이 세계적 흐름이 된 지금은 사정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알케마 교수팀이 204개국 32억6천만명의 출생 기록을 토대로 최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BMJ 글로벌 헬스’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정도는 약해졌지만 성별 선택에 의한 출생 성비 왜곡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들 12개국에서 2030년까지 470만명의 여아가 성 선택 낙태의 희생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다만 2030년을 기점으로 그 이후에는 성비 불균형이 거의 해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 탄자니아 등 다른 17개국에서 출생 성비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으면 2100년까지 낙태되는 여아 수가 220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은데다 남아 선호 관습이 여전해 성비 불균형이 심해질 위험이 있는 나라들이다. 특히 이 가운데 3분의 1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중국, 인도, 한국 등의 출생 성비 추이(여아 100명당 남아 수). 월드인데이터
한국, 2007년 출생 성비 인플레 졸업 성비 인플레는 상승, 안정, 하락의 세 단계를 거친다. 20세기 후반 성비 인플레가 심했던 12개국은 지금 세 단계 중 어느 단계에 있을까? 연구진에 따르면 2007년 한국을 시작으로 홍콩(2013), 조지아(2020) 3개국은 이미 성비 인플레 세 단계를 모두 졸업했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5개국은 두번째인 안정 단계에 있으며,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대만 튀니지 4개국은 최종 하락 단계에 있다. 연구진은 성 선택 낙태의 95%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도 2030년대에는 성비 균형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인구국인 중국과 인도는 현재 남자가 여자보다 7000만명 더 많다. 중국이 3400만명, 인도가 3700만명 남초 상태다. 성비 불균형 위험이 높은 17개국은 저출산 추세와 함께 21세기 후반에 성비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출생 성비 불균형이 장기화하면 여성 부족으로 인한 남성들의 결혼 압박감이 심해지고, 이에 따른 사회 문제가 악화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회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성별 편견을 퇴치하는 직간접적 조처와 성평등 보장을 위한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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