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오사카대 연구진, 전통 긴타로사탕에서 착안
근육·지방·혈관 모두 갖춘 마블링 스테이크 구현
근육·지방·혈관 모두 갖춘 마블링 스테이크 구현
일본 과학자들이 마블링 소고기를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마블링 배양육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 긴타로사탕. 여러가지 형상을 표현할 수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줄기세포 추출해 원하는 조직으로 배양 긴타로 사탕은 각기 다른 색깔의 가느다란 사탕막대들을 코, 눈, 입 등 얼굴 각 부위에 해당하는 위치에 맞게 배열한 뒤, 이를 합쳐 둥그렇게 말아 만든다. 굳은 뒤 막대사탕의 단면을 자르면 긴타로의 얼굴이 드러난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긴타로사탕을 만들 듯이 근육, 지방, 혈관 등의 조직을 바이오프린터로 배양한 뒤 이를 조합해 마블링이 풍부한 일본 와규의 이른바 ‘꽃등심 스테이크’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우선 도축된 소에서 두 가지 유형의 줄기세포를 추출했다. 하나는 근섬유를 만드는 ‘위성세포’, 다른 하나는 지방 조직을 만드는 ‘지방유래 줄기세포’다. 이런 성체 줄기세포는 적절한 조건을 만들어주면 일정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여러 유형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다능세포’라고 한다.
긴타로사탕 기술을 응용한 3D 프린팅 배양육 제조 과정. 오사카대 제공
흰색 지방이 알알이 박힌 스테이크 탄생 연구진은 이어 줄기세포를 바이오프린터에 넣고 근육과 지방, 혈관 조직 섬유로 배양했다. 연구진은 특히 실제 고기 조직에서는 근섬유들이 힘줄에 연결돼 있는 것에 착안해, 힘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젤 결합 바이오프린터’를 개발해 사용했다. 그런 다음 각각의 배양된 조직을 마블링 소고기처럼 적절히 섞인 구조로 배열해 조합했다. 세 유형의 조직을 결합하는 데는 단백질을 잘 달라붙게 해주는 효소인 트랜스글루타미나제를 사용했다. 이렇게 해서 72개의 섬유조직(근육 42개, 지방 28개, 혈관 2개)으로 지름 5mm, 길이 10mm의 고기 덩어리가 만들어졌다. 연구진이 이 고기덩어리를 수직으로 썰어본 결과, 긴타로사탕처럼 단면에 흰색 지방이 알알이 박힌 마블링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배양육 제조 가능 연구진이 이번에 선보인 배양육은 아직은 기술 시연 단계일 뿐 당장 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이끈 마츠자키 미치야 교수는 “기술을 더욱 개발해 여러 유형의 세포를 한 배양수조에서 한꺼번에 배양할 수 있게 되면, 복잡한 꽃등심 구조를 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방과 근육의 비율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엉덩이, 등심 등 소의 부위별 특성이나 소비자 개인의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배양육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방 조직의 비율이 엉덩이 고기는 10%, 등심은 47%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진은 “우리가 아는 한, 이번 연구는 실제 고기 구조를 갖춘 배양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첫번째 보고서”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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