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서 달 여행 소감을 말하고 있는 일본의 억만장자 기업가 마에자와 유사쿠. 웹방송 갈무리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민간 최초의 달 여행객으로 일본의 억만장자가 선정됐다. 1972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이 종료된 지 46년만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는 17일 오후 6시(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의 창업자인 마에자와 유사쿠(43)와 스페이스엑스의 달 여행 1호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마에자와는 이날 머스크의 소개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달을 사랑했다”며 “오는 2023년 예술가들과 함께 달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6~8명의 예술가들을 달 여행에 초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에자와는 포브스 기준 순자산 29억달러의 억만장자로, 열렬한 미술작품 수집가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이날 또 달 여행을 책임질 차세대 우주선 ‘BFR’(Big Falcon Rocket)의 새로운 디자인도 공개했다. 새 디자인엔 우주선 하단에 3개의 지느러미 날개가 달려 있다. 스페이스엑스가 추진하는 달 여행은 달에 직접 착륙하는 것은 아니며, 달 궤도를 선회한 뒤 돌아온다. 이는 1968년12월 아폴로8호가 사상 처음으로 성공한 달 궤도 여행과 비슷한 여정이다. 머스크는 내년 중 로켓 시험발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엑스가 공개한 BFR 새 디자인. 일론 머스크 트위터
지금까지 지구 자기장을 벗어나 달 궤도를 포함한 심우주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모두 24명이다. 이 가운데 12명이 달 표면을 밟았다. 이들은 모두 미 항공주우국 우주비행사들이다.
달이나 화성 등 심우주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BFR은 우주선과 로켓을 하나의 몸체로 묶은 일체형 콤보우주선으로 2016년 개발 구상이 처음 공개됐다. 엔진 31개의 힘으로 최대 150t의 화물이나 사람을 우주로 실어보낼 수 있도록 제작된다. 스페이스엑스는 또 이 로켓을 지구상 어디든지 1시간 안에 여행할 수 있는 지구여행용으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BFR은 로켓과 우주선이 한 몸을 이루는 일체형이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애초 올해 안에 2명이 탑승한 유인우주선을 팰컨헤비 로켓에 실어 달 궤도까지 보낼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한 바 있다. 대신 앞으로는 BFR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초 로스앤젤레스항만 당국과 BFR 제작시설 부지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우주여행을 한 민간인은 모두 7명으로 이들은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다녀오는 경험을 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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