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가 달 착륙선 블루문의 실물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블루 오리진 트위터
아마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실물 크기의 달 착륙선 모형을 공개하고 달 탐사 도전을 선언했다.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최고경영자기도 한 그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우주사업 설명회를 열어 "우리는 우주로 가는 길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조스 설명에 따르면 블루문(Blue Moon)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착륙선은 달 표면까지 화물을 최대 3.6톤까지 운반할 수 있다. 4대의 자율주행 탐사차량을 실을 수 있으며, 착륙선에서 달 궤도에 소형 위성을 쏘아올릴 수도 있다. 약간의 변형만 거치면 우주비행사 탑승도 가능하다.
베이조스가 이날 공개한 블루문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달 착륙 재도전 계획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올해 초 나사에 2024년까지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달에 다시 보내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블루 오리진은 웹사이트를 통해 "블루문 유인우주선은 2024년까지 미국인을 달에 다시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이날 설명회 현장에선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나사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나사는 백악관의 방침을 수행하는 방안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블루 오리진에 앞서 지난달 록히드마틴도 달 착륙선 제작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베이조스는 이와 함께 블루문 착륙선에 쓰일 엔진 BE-7도 공개했다. 그는 "추력 4.5톤의 이 엔진은 올 여름 첫 시험발사가 예정돼 있다"며 "주로 3D 프린팅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향후 우주정착촌 건설 때 현지 제조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달은 지구보다 중력이 낮아 우주에서 뭔가를 제조하기에 좋은 장소"라며 "달에서 자원을 확보하는 데는 지구보다 비용이 24배 덜 든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시설부터 우주기지 건설 꿈을 꿔온 그는 우주사업에 매년 10억달러의 개인 자산을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블루 오리진은 달 도전에 앞서 우주여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에 고도 100km의 우주경계선까지 유인 왕복시험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무인 시험 왕복운항에 성공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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