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스마트폰만 붙들고 있어 화가 납니다. 여러 차례 주의를 줬는데 도루묵입니다. 이번엔 야단을 쳐서 정신을 번쩍 들게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A. 스마트폰 사용습관은 요즘 부모들의 최고 걱정거리입니다. 방학 내내 아이들과 전쟁할 것을 생각하면 지긋지긋하실 것입니다. 아이를 길러본 사람들은 그 마음을 정말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화’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대개 부모님들은 참다 참다 어느 날 모아서 야단을 치지요. 그런데 그 순간은 어땠는지 몰라도 좋은 관계는 끝장납니다. 전문가들은 “화는 아이의 행동 변화에 전혀 효과적이지 않고 오히려 올바른 정서발달만 위협한다”고 말합니다.
아이에게 야단을 잘 치는 부모님들에게 도움될 것을 말씀드려 볼게요. ‘혼내기의 기술’입니다.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듯이 야단칠 때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우선, 가정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화를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화는 좋게 보아도 정신을 잃는 것이지 가정교육이 아닙니다. 만약 화가 난다면 그때는 아이에게 훈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화 전문가들은 말하더군요. 화가 날 때는 무조건 참고, 그 자리를 피해버려라, 냉수를 마셔라, 그리고 아이가 ‘스마트폰을 안 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등의 당연시하는 생각 자체를 멈추라고요.
그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모님 스스로 자제할 자신이 있을 때 다음과 같이 해 보세요. 첫째, 구체적 행위에 대해 나무라야 합니다. “누굴 닮아서”라든지 “저걸 낳고 미역국 먹었다니”와 같이 인격 전체를 건드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이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사실을 위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둘째, 연필 깎는 데는 식칼이 필요 없습니다. 잘못한 정도만큼 꾸중하시고 과하게 표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상벌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에서 금지되는 것, 허용되는 것, 칭찬받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이것은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만들어봄으로써 가능해집니다.
질문자님,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를 하나만 낳고 길러서 그런지 가정교육에서 허용과 제재의 균형을 잡기 힘들어하시더군요. 모든 것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지만, 특히 화 날 때는 꾹 참고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도 함께 품어보세요. 존중은 사랑할 때만 품는 것이 아니거든요. 여름휴가 중 분위기 좋을 때 기회를 살려서 좋은 대화도 많이 나누시기 바랍니다.
고영삼
동명대 교수(4차산업혁명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