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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뇌-컴퓨터 연결’로 AI 위협 넘자” 머스크 꿈 구체화

등록 2019-08-04 20:39수정 2019-08-05 09:56

뉴럴링크, 새 기술 성과 공개

쥐 뇌에 칩 심어 컴퓨터 연결성공
머스크 “내년 인체 실험 신청계획”
설치뒤 문제 생기면 ‘치명적 위험’
1. 삽입 로봇이 센서(실)를 뇌에 접근시키고 있다. i 바늘과 삽입관. ii 앞서 삽입된 실. 2. 삽입 로봇이 뇌의 표면을 건드리고 있다. 3. 바늘이 뇌 조직을 뚫고 원하는 뇌 부위에 실을 삽입하고 있다. iii 삽입되는 실. 4. 삽입 로봇이 실을 심어놓은 상태. iv 삽입된 실. 출처 뉴럴링크
1. 삽입 로봇이 센서(실)를 뇌에 접근시키고 있다. i 바늘과 삽입관. ii 앞서 삽입된 실. 2. 삽입 로봇이 뇌의 표면을 건드리고 있다. 3. 바늘이 뇌 조직을 뚫고 원하는 뇌 부위에 실을 삽입하고 있다. iii 삽입되는 실. 4. 삽입 로봇이 실을 심어놓은 상태. iv 삽입된 실. 출처 뉴럴링크
인간 두뇌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뇌-컴퓨터 연결(BCI)’ 방법이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테슬라, 스페이스엑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인간의 뇌를 컴퓨터와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는데, 머스크는 그동안 비밀리에 인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해왔다. 베일에 가려 있던 이 회사 ‘뉴럴링크’가 지난달 첫 공식 발표를 통해, 뇌-컴퓨터 연결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뉴럴링크는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개발에 주목할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2016년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BCI 전문 스타트업으로, 2017년 3월 머스크의 투자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았지만 지난 2년간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뉴럴링크의 실험 내용은, 쥐의 두개골을 열고 머리카락 4분의1 굵기의 미세한 실 모양의 센서를 삽입한 뒤 이를 통해 컴퓨터와 무선통신 하는 방식이다. 이날 연구진이 공개한 실험은 쥐의 뇌에 이식한 센서의 1500개 전극으로부터 정보를 전송받아 읽어내는 것을 보여줬는데, 이는 현재 인간 두뇌에 이식한 전극 수보다 15배 뛰어난 수준이다. 센서는 폴리머 소재의 신축성 있는 미세한 실 형태로, 뇌의 혈관을 건드리지 않고 삽입됐다. 뉴럴링크는 이 장치를 통해 한번에 1000개 뉴런의 활동을 모니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이날 뇌 심부에 초미세 실을 이식하기 위해 제작한 장비를 공개했다. 뇌에 센서를 이식하는 재봉틀 형태의 로봇과 신호 수신칩 등이다. 뉴럴링크는 현재 두개골을 뚫고 전극을 삽입하지만, 레이저빔을 이용해 라식수술처럼 간단하게 뇌 확장이식수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두개골을 뚫고 뇌에 전극을 넣는 행위는 공포스러워 보이지만, 이미 이런 시술을 한 사람이 14만명 이상이다. 미국 식품의약품국 승인을 받은 뇌심부 자극장치는 뇌에 심는 바늘모양 전극인데 전류를 흘려보내면 파킨슨병이나 수전증 환자의 떨림을 개선하고 우울증도 완화해준다. 2004년 미국 브라운대 존 도너휴 교수는 사지마비 환자의 대뇌에 96개의 전극이 달린 마이크로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두뇌 외부와 연결된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이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뇌-컴퓨터 연결의 목표는 신체 마비나 척추 손상, 시각장애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뉴럴링크의 최종 목표는 사람 두뇌를 컴퓨터와 연결시켜 디지털 정보를 뇌에 업로드하거나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로 다운로드하는 공상과학 속 현실이다.

일론 머스크는 질의응답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뇌에 이 장치를 이식한 원숭이들이 컴퓨터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깜짝발표를 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원숭이 대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럴링크의 실험 공개에도 현실적 장벽은 매우 높다. 뉴럴링크는 내년에 미 식품의약안전청(FDA)에 사람을 상대로 한 실험 신청 의사를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뇌신경과학자들은 로봇을 이용해 뇌에 전극을 이식하고 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석하는 플랫폼이 매우 흥미롭지만, 이 장치가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평가했다.

교통사고로 척추 손상을 입어, 가슴 아래로 마비된 장애인 네이선 코플랜드는 뇌의 몸 감각 피질에 전자칩 형태의 임플란트를 이식한 최초의 사람이다. 코플랜드는 2014년부터 뇌에 ‘유타 어레이’라는 실리콘 칩 4개를 심고 머리 표면에 외부와 연결가능한 소켓을 설치해 제한된 범위이지만 로봇팔과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으며 마비된 신체로 경험할 수 없는 외부의 감각과 자극을 뇌에 전달한다.

코플랜드는 <엠아이티(MIT) 테크롤로지 리뷰>와의 회견에서 뉴럴링크 방식의 장점과 위험성을 언급했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전극을 뇌에 이식하는 뉴럴링크는 무선연결 방식이라서 자신의 임플란트보다 덜 위험하지만, 수많은 전극이 뇌에 삽입된 상태에서 문제가 생겨 제거해야 하는 경우를 예상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경고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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