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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포트폴리오, 왜 사라질까

등록 2019-08-27 16:36수정 2019-08-27 17:13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의 스티브잡스홀에서 필 쉴러 애플 부사장이 아이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의 스티브잡스홀에서 필 쉴러 애플 부사장이 아이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제품과 사용경험 미니멀 지향하면서
디자이너 존재증명하던 포트폴리오 실종
보이지 않는 사용경험이 더 중요해지는 까닭
스마트폰에서 확인되듯, 제품 형태는 단순해졌지만 디자인 역할은 중요해졌다. 수많은 버튼과 연결장치가 가득하고 색상과 형태가 다양하던 휴대전화기와 달리, 최근의 스마트폰은 디자인 요소가 지극히 단순해졌다. 거의 모든 제품이 검은 본체와 전면 액정화면을 채택하고 이어폰 구멍 등 외부연결 장치마저 사라지고 있다. 제품 단순화 경향에서 커지는 디자이너의 중요성은 애플의 최고디자이너(CDO) 조너선 아이브의 역할이 잘 말해준다.

최근 정보기술 기술의 흐름은 디자이너의 오래된 업무 방식과 평가 시스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성취와 경력을 보여주는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디자인 전문매체 <모두스(Modus)>에는 27일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사라지고 있다”고 기고가 실렸다. 글을 쓴 레이철 베이커는 캘리포니아예술대학(California College of the Arts)의 그래픽디자인 교수이자 오클랜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정보기술 업계의 흐름이 디자인계에 끼치는 변화를 전달했다.

디자이너들이 작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방법은 작품집, 스크랩, 전시회, 인터넷 사이트 등 다양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알려 평판을 형성하고 제작 의뢰를 유치한다는 공통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실리콘밸리를 대표로 한 정보기술 업계에서 디자이너들은 작품 포트폴리오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고 기고자 베이커는 말한다.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던 디자이너들도 거의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다. 왜 디자이너들은 포트폴리오를 운영하지 않게 되었을까?

애플 최고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과 아이폰 신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애플 제공
애플 최고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과 아이폰 신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애플 제공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전시하지 못하게 된 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디자이너가 기술기업들과 맺은 계약은 의뢰작품을 포트폴리오로 전시하는 것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경우가 많아, 포트폴리오용 전시 허가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배경이다.

또 다른 배경은 디자이너의 역할이 구체적인 제품 디자인에서 복잡한 제품 사용경험과 인터페이스의 일부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디자이너가 “내가 바로 이 부분을 만들었다”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구글 검색의 시각디자이너인 브라이언 쿠는 “우리는 직관적이고 기능적이어서 거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디자인 구성요소와 인터페이스를 설계한다. 비록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이용자들이 내 디자인 작업으로부터 직접적 혜택을 받는다는 게 성과”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창시한 마크 와이저 박사가 일찍이 말한 대로,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 사라져버린다는 것이 디자인계에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포트폴리오가 활용되지 않고 있는 또 하나의 배경은 제품 디자인 수명이 짧아지고 계속 변화해 사실상 유동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디자이너 한 사람의 포트폴리오는 ‘지나치게 정태적’이라는 점이다. 정보기술업계의 디자인 흐름은 디자이너 개인의 작업을 거대한 공동작업의 일부로 변모시키고 있으며, 정적인 제품 디자인을 역동적인 사용경험 설계로 바꾸고 있다는 게 주목할 만하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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