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 아이는 스마트폰에만 얼굴을 파묻고 있지 공부나 가정일에는 담을 쌓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건네면 신경질부터 냅니다. 아이가 왜 이렇게 된 건지, 어쩌면 좋을까요?
A. 질문자님께서는 아이가 공부도 착실히 하고 다정한 이야기도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스마트폰에만 빠져 있어 걱정하고 계시군요. 역시 자녀가 스마트폰에 빠져들 때 아이 본인보다는 부모님께서 염려를 먼저 하십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그토록 바쁜 속에서도 자녀 사랑 마음만은 지극하십니다.
그런데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끔 자기점검이 필요합니다. 오래 전에 에리히 프롬이라는 독일 철학자는 <사랑의 기술>이라는 명저를 남겼지요. 요즘은 아이들을 사랑할 때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스마트폰 생활 지도와 관련하여 필요한 사랑의 기술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아이가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빠져들 때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그만해라”라는 잔소리를 반복하지 말라고요. 그 대신 함께 한 가정을 아이 성장에 정말 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데 정성을 쏟으라고 말합니다. 요즘 아이들을 가만히 보면 그냥 철모르는 아이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어라고 할까요? 하나의 가능성의 세계라고나 할까요? 자기만의 신비로운 무엇을 가꾸는 존재가 아닌가 하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물론 기다림이 필요한 아이도 있지만 아이들이 스마트폰에만 코를 처박고 있을 때는 잔소리보다는 주변의 울타리부터 점검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고 있는지를 점검하기도 하며, 어떻게 하면 아이와 눈높이 대화를 잘할 수 있을까를 모색해보는 것이죠.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아이의 마음에 변화 동기를 자연스럽게 일으키는 어떤 특이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부모는 이 패턴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 무심하게 지내며 잔소리를 되풀이하는 패턴에 익숙해져 가는 것입니다.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며 성장 가능성을 신뢰하고 나에게서 문제를 발견하는 노력을 계속하시다 보면 어느 날 선순환의 넓은 길을 발견하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고영삼 동명대 교수(4차산업혁명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