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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대체육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등록 2020-03-04 11:47수정 2020-03-04 16:10

임파서블 푸드, 식물육 제품 15% 인하
카길 등 대기업 잇단 시장 진출 맞서
비욘드미트 지난해 매출 3배나 껑충
시장 형성기 지나 확장기 진입한 듯
식물육으로 만든 버거. 임파서블 푸드 제공
식물육으로 만든 버거. 임파서블 푸드 제공
식물성 단백질 기반의 대체육 시장에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이는 대체육 시장이 형성기를 지나 확장기에 접어들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욘드미트와 함께 미국 식물육 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임파서블푸드는 3일 식물육 도매가격을 15% 인하했다고 밝혔다. 임파서블푸드는 도매가 15% 인하로 소비자가격은 파운드당 약 7.9~8.5달러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유럽 식품대기업 네슬레의 미국법인, 곡물 및 축산 대기업 카길, 육가공업체 스미스필드푸드, 최대 식품 유통 체인 시스코 등 식품 대기업들이 잇따라 식물육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밝힌 뒤 나온 것이다. 이들은 특히 대체육 보급을 위해 기존 업체 제품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내놓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플로리다의 버거파이 인터내셔널(BurgerFi International LLC) 요리 연구 책임자 폴 그리핀은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우리는 3년 전부터 비욘드미트의 패티를 취급하고 있다"며 "최근 시스코가 비욘드보다 5% 낮은 가격에 식물육 패티를 공급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비욘드미트의 에단 브라운 대표는 "경쟁업체들이 가격 인하로 타격을 입히려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버거 가격을 내리지 않았지만 2024년까지는 적어도 한 개의 제품은 전통 고기버거 수준에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식품점 매장에 전시된 식물육 제폼. 임파서블 푸드 제공
식품점 매장에 전시된 식물육 제폼. 임파서블 푸드 제공
비욘드미트 세전 영업이익,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최근 미국에서는 환경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육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식물육 선두업체인 비욘드미트의 2019년 실적은 2억9790만달러로 2018년 8790만달러보다 239% 증가했다. 매출 증가세는 특히 분기가 지날수록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세전 영업이익도 2530만달러로 전년 193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 소매점의 식물육 판매량은 최근 52주 동안 총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늘어난 규모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전통 육류 판매량은 0.8% 증가에 그쳤다. 전체 시장 규모는 960억달러로 대체육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새로운 수요를 대체육 시장에 빼앗기면서 사실상 시장은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금융기업 유비에스는 미국의 식물육 시장이 연평균 28% 성장해 2030년 8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맞춰 대체육 메뉴를 도입하는 레스토랑들도 늘고 있다. 버거킹이 지난해 전국 매장에서 임파서블 버거를 취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케이에프시, 스타벅스 등이 식물육 제품을 메뉴에 추가했다. 세계 1위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지난 1월에 비욘드 패티 시범판매 매장을 확대했다.

식물육은 축산업보다 곡물과 물, 에너지를 덜 사용하고 온실가스 배출도 극히 적다. 그러나 아직은 생산량이 적어 고기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이는 식물육의 명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계속해서 확장해가는 데 제약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 대기업들의 잇단 대체육 시장 진출 선언으로 업체간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미국에서 비욘드미트의 식물육 패키지는 8.99달러이지만 기존 버거 패티 패키지는 5.99달러(퓨어팜랜드 기준)이다. 버거킹에서 파는 임파서블 와퍼의 가격은 5.99달러로 전통 버거보다 1달러 높다. 버거킹은 올해 들어 고객 확보를 위해 미끼상품으로 6달러에 2개를 주는 임파서블 샌드위치를 메뉴에 추가했다. 그러나 반응은 별 신통치 않다고 한다. 이유는 아직 `가성비'에서 전통 버거에 못미치는 탓이다. 미국 식물육 시장의 60%는 레스토랑, 40%는 일반 식품점이 차지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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