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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코로나19 치료 지식·특허 공유”…새 협력 모델 주목

등록 2020-04-26 18:36수정 2020-04-27 02:35

WHO, 지식재산권 ‘공동관리풀’ 제안

유럽연합·네덜란드 등 지지 표명
다음달 총회 연설 문대통령한테도
국내 지식공유 활동가들 지지 요청
“2022년 말까지 한시적 유예하자”
‘열린 코로나19 특허’ 서약 운동도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4월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4월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시설에서 이홍근 선임연구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식재산권 개방은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보탬이 될까, 걸림돌이 될까.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향한 각국 정부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한국의 코로나19 조기대응을 가능하게 한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 진단키트에 대한 각국의 수요가 몰려들고 있지만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전 세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 치료제는 천문학적 보상을 약속한다. 중소형 제약사였던 길리어드는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개발로 단번에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로 변신했다. 거액에 타미플루 판매권을 사들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 또한 돈방석에 앉았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하자 길리어드는 로열티로만 매년 1조원을 벌었다. 정부도 지난 24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발족하고, 개발에 필요한 심의절차를 단축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적극 지원에 들어갔다.

경제적 목적의 연구개발과 대비되는 움직임도 움트고 있다. 지식의 공유와 협력을 통해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에 함께 대처하자는 인도적 연대의 목소리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코로나 퇴치를 위한 모든 지식과 기술을 전세계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저장소(pool)를 만들어 공유하자”는 코스타리카 정부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진단, 예방, 통제와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특허는 물론 임상시험 자료, 저작권, 진단기기나 장비, 의약, 백신 생산에 사용되는 설계도까지 포함한다.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약물이 나오면 특허나 자료독점권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지식과 기술을 공동관리하고,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공공재 방식이 특허와 독점권을 통한 권리 보호보다 효율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제안에 유럽연합과 네덜란드 정부 등도 지지의사를 밝혔다.

국내 지식 공유운동 활동가들은 다음달 세계보건기구 총회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서 코로나 지식기술 공동관리풀 제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달라고 요청하는 공개편지 발송을 준비중이다. 남희섭 지식연구소 공방 소장(변리사)은 “독점권 취득 형태로 진행되어온 기존 연구개발과 지적재산권 구조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에 비효율적”이라며 “제약사간 개발 내용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게 위기 극복에 효율적인 만큼 협동하고 나눔의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열린 코로나19 특허(Open COVID License – Patent)’ 서약운동의 로고
‘열린 코로나19 특허(Open COVID License – Patent)’ 서약운동의 로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등 지식공유 조직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저작권 개방 운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지적재산권 보유자들이 일시적으로 ‘지적재산권 유예 서약’을 하고 공유하자는 시도다. ‘열린 코로나19 특허(Open COVID License – Patent)’다. 기존의 지적재산권 공유와 달리, 일시적 유예가 특징이다. ‘열린 코로나19 특허’는 코로나19에 관련한 지적재산권 보유자가 관련 지식과 특허를 개방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돕고 위기가 끝난 뒤에 권리를 회복시키자는 제안이다. 특허 개방 기간은 2019년 12월1일부터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선언을 한 뒤 1년 이후까지다. 최종 개방기간은 2022년 12월31일까지다. 이는 지적재산권 보유자들의 자발적 서약을 통한 공유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아이비엠, 아마존, 페이스북, 휼릿패커드, 유나이티트 페이턴츠 등 주로 정보기술 분야 기업들이 서약에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 공유운동을 펼치는 윤종수 사단법인 코드 이사장은 “특허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혁은 아니고 특정 범위와 기간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지만 기존 지적재산권, 특허 제도가 긴급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전 세계적 대응의 필요성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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