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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 개발 3파전…유력 후보는?

등록 2020-05-05 09:00수정 2020-05-05 10:11

나사, 블루오리진 등 선정…10개월 뒤 평가
베이조스-머스크 자존심 대결 결과도 관심
나사 부국장 “발사-착륙 통합 시스템 매력”
달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 상상도. 나사 제공
달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 상상도. 나사 제공

‘달 궤도 정거장’ 구축은 장기 프로젝트로 전환

미국이 2024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사용할 우주선 개발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나사는 최근 세계 최고의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워싱턴주 켄트),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캘리포니아 호손), 앨라배마 헌츠빌의 다이네틱스 세 회사를 반세기만에 재도전하는 달 착륙선 개발 후보 업체로 선정했다. 세 업체의 계약금액은 총 9억6700만달러(1조8700억원)다. 이들은 내년 2월까지 10개월 동안 달 착륙선 설계와 운영 계획을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아르테미스는 2024년 달 남극지역에 우주비행사 두 명(여성 1명, 남성 1명)을 보내고, 2028년까지 소규모 달 기지를 완성한다는 나사의 새로운 달 거주 프로그램이다. 나사의 오랜 파트너인 보잉은 제안서를 냈으나 탈락했다. 하지만 보잉은 이미 나사의 차세대 로켓 SLS를 책임 개발하고 있다.

나사는 2024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 착륙 방식을 변경했다. 애초엔 달 궤도 정거장(게이트웨이)을 건설한 뒤, 이를 전초기지로 삼아 셔틀 우주선으로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한에 맞춰 게이트웨이를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대신 우주비행사를 ‘오리온’ 우주선에 태워 달 궤도까지 보내는 것으로 바꿨다. 이곳에서 우주비행사들은 착륙선으로 갈아탄 뒤 달 표면으로 내려간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달 게이트웨이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세 회사는 우주선 개발 방식이 서로 다르다. 짐 브라이든스틴 나사 국장은 인터넷 미디어 `아스 테크니카' 인터뷰에서 "계약업체들은 각기 독특한 디자인뿐 아니라 독특한 역사와 독특한 개발 철학을 갖고 있다"며 "이 모든 점이 나사를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오리진 ‘내셔널팀’의 달 착륙선. 나사 제공
블루오리진 ‘내셔널팀’의 달 착륙선. 나사 제공

계약액 최대 블루오리진…상승·하강·환승 3개 모듈로 구성

계약액이 5억7900만달러로 가장 많은 블루오리진은 개발 진용이 화려하다. 세계 1위의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1960년대 아폴로 우주선을 만든 노스롭그루먼, 아폴로 우주선에 탑재한 집적회로 컴퓨터를 개발한 드레이퍼 연구소와 함께 `내셔널팀'을 구성해 3단 우주선을 개발한다. 상승, 하강, 환승을 별도의 모듈로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블루오리진이 전체 개발 계획을 관리하면서 시스템 공학과 안전을 책임진다.

하강 모듈은 지난해 베이조스가 모형을 공개한 블루문 착륙선이 모델이다. 엔진은 수년째 개발해 온 BE-7 극저온 엔진을 쓴다. 상승 모듈은 현재 나사의 차세대 우주선 `오리온'을 제작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이 맡는다. 환승 모듈 개발은 노스롭그루먼이 맡아 진행한다. 이 회사의 시그너스 화물우주선이 모델이다. 시그너스는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에게 보급품을 실어다준 경험이 있다. 드레이퍼는 하강 유도 장치, 내비게이션, 비행 전자장비 등을 공급한다. 이 장치들은 우선 뉴글렌 로켓에 먼저 탑재해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내셔널팀은 제안서에서 착륙선을 오리온이나 달 궤도 정거장(게이트웨이)과 도킹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각 모듈은 블루오리진의 뉴글렌이나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UKLA)의 벌칸 등 민간 로켓에 실어 따로따로 발사하거나 나사 SLS 로켓으로 한꺼번에 발사할 수도 있다.

다이네틱스의 달 착륙선. 나사 제공
다이네틱스의 달 착륙선. 나사 제공

다이네틱스, 상승·하강 2단 우주선 개발…연료 다 쓰면 탱크 투하

2억53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낸 다이네틱스는 상승과 하강, 환승 능력을 다 갖춘 우주선을 개발한다. 방위산업체 레이도스(Leidos)의 100% 자회사인 다이네틱스는 25개의 방위산업 부문 하청업체들과 팀을 이룬다.

알파카(ALPACA)라는 이름의 이 우주선은 우주비행사의 이동 거리를 줄여주기 위해 우주선 맨아래쪽에 승무원 모듈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전통적인 우주선과 달리 독립된 두 개의 연료탱크가 있다. 달 착륙 도중 연료가 떨어지면 탱크는 우주선에서 분리돼 낙하한다. 승무원 모듈엔 2명이 탑승할 수 있으나 필요하면 4명도 가능하다. 달에 1주일 머물며 정거장과 표면 사이를 왕복할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화물 수송용 우주선 드림체이서를 개발중인 시에라네바다 코퍼레이션이 협력업체로 참여한다. 알파카는 벌칸 로켓에 실려 발사할 수도 있다.

스페이스엑스의 달 착륙선 스타십. 나사 제공
스페이스엑스의 달 착륙선 스타십. 나사 제공

스페이스엑스, 재사용 가능한 로켓·우주선 장점…일체형 시스템도 매력

세계 최대의 우주로켓 개발업체인 스페이스엑스와의 계약은 1억3500만달러다.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과 로켓이 특징이다. 스페이스엑스는 현재 화성 여행을 겨냥한 50미터 높이의 100인승 우주선 `스타십'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우주선은 개발중인 대형 로켓 `슈퍼헤비'와 하나의 시스템으로 발사된다. 둘 다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작한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50여차례 로켓을 회수한 경험을 갖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가장 저렴한 방식이다.

나사가 밝힌 제안서 내용을 보면 달 착륙 임무 수행에는 특정 용도의 스타십 여럿이 동원된다. 우주비행사들이 탄 스타십은 발사된 뒤 일단 지구 저궤도의 연료 저장 스타십과 도킹한다. 여기서 연료를 공급받은 뒤 달 궤도 정거장으로 가는 방식이다. 연료 저장 스타십은 주기적으로 지상의 탱크 스타십으로부터 연료를 공급받는다. 나사쪽은 스페이스엑스의 ‘틀을 깬' 스타십 시스템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더글러스 로베로 나사 부국장(유인탐사운용임무담당)은 "나는 발사와 착륙이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기술만 입증되면 덜 위험하고 경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엔 두 가지 지침이 있다. 하나는 백악관의 명에 따라 2024년까지 달에 착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두번째 임기 내에 결실을 보겠다는 백악관의 정치적 목표에 따른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속가능한 저비용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비용 논란에 휩싸여 수년만에 접은 아폴로 프로그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노스롭그루먼이 1963년 3월 3억8790만달러에 달 착륙선 계약을 체결하고 6년 후인 1969년 3월에 아폴로9호가 첫 유인 우주비행을 한 것과 비교하면 아르테미스는 무척이나 빠듯한 일정이다. 당시 그루먼의 계약금액은 현재 가치로 따지면 32억달러였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는 향후 4년 동안 모두 350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의회의 예산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다. 예산 문제는 마지막까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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