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연구원들이 개발한 공기주입형 전기스쿠터. 도쿄대 제공
평소엔 접어서 배낭에 넣고 다니다 필요할 때 꺼내 탈 수 있는 전기스쿠터가 개발됐다.
‘포이모’(Poimo=POrtable and Inflatable MObility)라는 이름의 이 전기스쿠터는 일본 도쿄대 연구원들이 개발한 것으로, 풍선처럼 공기를 주입해 팽창시킬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동 펌프를 이용하면 1분만에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이 전기스쿠터의 구성부품은 바퀴 두쌍(앞과 뒤), 전기모터, 배터리, 무선 조종기가 내장돼 있는 핸들 다섯가지가 전부다. 소재는 가벼운 열가소성 폴리우레탄이며, 무게는 5.5kg(공기주입 부분은 2.3kg)이다. 도쿄대 연구진은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후속 시제품에서는 무게를 더 줄일 계획이다.
평소엔 이처럼 배낭에 넣고 다닐 수 있다. 유튜브 갈무리
연구진은 최근 전동 킥보드 등 개인 이동수단 보급이 확산하면서 교통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걸 보고, 사고가 나더라도 부상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동수단을 생각한 끝에 공기주입형 전기스쿠터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전동 킥보드 등 1인용 이동수단과 관련한 교통사고가 2017~2019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펌프를 이용해 공기를 주입하면 1분만에 제 모습을 갖춘다. 유튜브 갈무리
도쿄대 연구진은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CHI 컨퍼런스’에서 전기스쿠터 개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니야마 류마 연구원은 국제전기전자공학회가 발행하는 ‘IEEE스펙트럼’ 인터뷰에서 “공기주입형 이동수단은 미래 도시에서 1마일 이동수단으로 유용할 것으로 믿는다”며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린 뒤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데 쓸 수 있는 ‘라스트마일’(최종구간) 이동수단임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일본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한 결과,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튼튼하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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