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대상 미국 전역서 석달간 진행 예정
백신 연구중인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의 연구원들. 모더나 웹사이트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진. 위키피디아
임상1상서 전원 중화항체 형성…1회 접종량 100마이크로그램 확정 지난 3월16일 세계 처음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한 모더나 백신은 유전물질인 전령알엔에이(RNA)로 만든 백신이다. 전령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 침투용으로 쓰는 돌기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로 만든 약물이다. 이 백신을 투여하면 RNA가 세포 안에서 가짜 돌기단백질을 만들어 세포의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모더나는 이와 함께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임상 1상 시험 결과, 18~55세의 건강한 성인 참가자 45명 전원한테서 중화항체를 형성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말한다. 중화항체가 생겨야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모더나는 앞서 지난 5월 임상 1상 시험 잠정 결과를 발표할 때는 45명 가운데 8명한테서 중화항체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당시 중화항체 형성률이 낮고 발표 형식도 과학적 증거를 담보할 수 없는 보도자료여서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논문을 통해 참가자 전원으로부터 중화항체가 형성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백신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는 임상 1상에서 25, 100, 250㎍(마이크로그램) 용량의 백신을 각각 두 차례씩 투여했다. 그 결과 100㎍ 용량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모더나는 임상 1상 참가자 가운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없었으며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피로(80%), 오한(80%), 두통(60%) , 근육통(53%)이나 모두 일시적이고 경증 또는 중등도 이하였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 임상 시험결과 100마이크로그램이 최적의 용량으로 결정됐다. 픽사베이
미국-영국-독일-중국 백신 1호 4파전 치열 모더나는 현재 연간 5억회 접종분량의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가능하면 2021년부터는 연간 10억회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판 승인이 나면 올해 연말까지는 1억회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4일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은 23개이며, 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 물질은 140개에 이른다. 대형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중인 백신도 이달 안에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백신도 모더나와 같은 RNA 백신이다. 두 회사가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가게 되면 이미 3상 단계에 돌입한 영국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와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바이러스벡터 백신), 중국 생명공학기업 시노백의 백신(불활성 백신)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1호를 둘러싼 미국-영국-독일-중국 간의 4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을 신속승인 대상으로 지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시판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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