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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코로나19로 멈춘 세상, 고요해지고 하늘은 맑아졌네

등록 2020-07-24 15:15수정 2020-07-24 16:17

코로나19가 ‘지진 소음’ 50% 줄였다
전 세계적 ‘지진파 잡음’ 감소 현상 실측
인도선 일사량 늘어 태양광발전량 증가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지역의 스카이라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이 발효되기 며칠 전이었던 2월 29일(현지시각)과 40일 뒤인 23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지역의 스카이라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이 발효되기 며칠 전이었던 2월 29일(현지시각)과 40일 뒤인 23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기가 깨끗해지고 도시 소음이 줄어든 사실을 체험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상당 기간에 걸쳐 이동 제한 조처를 취한 데 따른 결과다. 과연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었는지, 실측 자료를 통해 과학적으로 확인해주는 연구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 운행 등 인간이 유발하는 ‘지진 소음’(지진파 잡음)은 50%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벨기에왕립천문대를 비롯한 6개 기관 27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해 지난 3~5월 전 세계 117개국 268개 지진관측소에서 수집한 지진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5곳에서 뚜렷한 지진 소음 감소가 나타났다. 조사 대상 국가 중 77개국에서 감소율은 평균 50%나 됐다. 이동제한에 따른 여행 중단, 학교와 가게, 공장 폐쇄 등이 어우러져 지진계의 움직임을 크게 떨어뜨렸다. 연구진은 평상시 한밤중이나 연휴 기간에 측정된 수준으로 소음도가 낮아졌다고 밝혔다.

각국의 봉쇄 정책을 전후로 인간 유발 지진 소음이 크게 달라졌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각국의 봉쇄 정책을 전후로 인간 유발 지진 소음이 크게 달라졌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봉쇄 정책 전과 후의 전 세계 지진 소음도 변화. 색갈이 짙을수록 지진계 진동 폭이 적은 걸 뜻한다. 흰색 동그라미가 봉쇄정책 시행일이다. ‘사이언스’에서 인용
봉쇄 정책 전과 후의 전 세계 지진 소음도 변화. 색갈이 짙을수록 지진계 진동 폭이 적은 걸 뜻한다. 흰색 동그라미가 봉쇄정책 시행일이다. ‘사이언스’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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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밀도 높은 도심·휴양지 감소 폭 커

연구진이 23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보면 싱가포르, 뉴욕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지진 소음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독일의 슈바르츠발트(검은 숲), 나미비아의 룬두 같은 외딴 곳에서도 지진계 진동 폭은 작아졌다. 측정 범위가 좁은 민간 지진계에서는 영국의 콘월, 미국의 보스턴 일대 학교와 대학 주변의 소음이 크게 줄었다. 평소 휴일의 학교보다도 20%가 더 조용했다. 때마침 여행 성수기를 맞았던 중남미의 바베이도스는 45%, 남아시아의 스리랑카 같은 나라에선 소음이 50% 감소했다.

연구진은 “도시 지역의 경우 이전에 인간 유발 소음 때문에 포착되지 않았던 지진 신호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앞으로 자연재해 소음과 인간유발 소음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0년의 지진 소음 감소는 역대 가장 길고 뚜렷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델리의 상징 조형물 ‘인디아 게이트’ 앞 거리. 3월25일 전국 이동제한 조처 이전(왼쪽)과 이후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뉴델리/AP 신화 연합뉴스
인도 델리의 상징 조형물 ‘인디아 게이트’ 앞 거리. 3월25일 전국 이동제한 조처 이전(왼쪽)과 이후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뉴델리/AP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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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50% 줄자 태양광 전기 생산량 8% 증가

코로나19가 바꾼 세상 풍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깨끗해진 공기다. 대기 질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 곳은 인도의 대도시들이다. 인도 북부 도시 델리에선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으로 항상 안개 속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던 인디아게이트가 선명하게 드러났고, 인도 펀잡주 잘란다르에선 200km 떨어져 있는 히말라야 다울라다르산맥을 맨눈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다.

공기가 깨끗해지다 보니 지상에 당도하는 햇빛이 더 늘어났다. 햇빛을 반사시키는 미세 입자들이 줄어든 덕분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한 싱가포르, 독일 3개국 공동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델리의 태양광 전지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8% 이상 증가했다.

2020년 2~4월의 인도 델리 일사량 변화(왼쪽)와 대기중 미세입자 농도(오른쪽). 미세입자 감소와 일사량 증가가 궤를 같이한다. ‘줄’에서 인용
2020년 2~4월의 인도 델리 일사량 변화(왼쪽)와 대기중 미세입자 농도(오른쪽). 미세입자 감소와 일사량 증가가 궤를 같이한다. ‘줄’에서 인용
연구진은 델리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이전부터 측정해온 미세먼지 데이터를 토대로, 인도 정부가 3월24일 봉쇄 정책을 펴기 전과 후로 나눠 분석해봤다. 그 결과 봉쇄 정책 이후 대기오염 수치는 약 50% 감소한 반면 태양광 패널의 전기생산량은 3월 말 8.3% , 4월 5.9%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는 미국 남부 도시 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태양광 패널의 성능 차이와 같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약 태양광 발전 업체의 이익률이 전기생산량의 2%였다면, 8% 증가는 이익률을 2%에서 10%로 다섯배나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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