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진 소음’ 50% 줄였다
전 세계적 ‘지진파 잡음’ 감소 현상 실측
인도선 일사량 늘어 태양광발전량 증가
전 세계적 ‘지진파 잡음’ 감소 현상 실측
인도선 일사량 늘어 태양광발전량 증가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지역의 스카이라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이 발효되기 며칠 전이었던 2월 29일(현지시각)과 40일 뒤인 23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각국의 봉쇄 정책을 전후로 인간 유발 지진 소음이 크게 달라졌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봉쇄 정책 전과 후의 전 세계 지진 소음도 변화. 색갈이 짙을수록 지진계 진동 폭이 적은 걸 뜻한다. 흰색 동그라미가 봉쇄정책 시행일이다. ‘사이언스’에서 인용
인구밀도 높은 도심·휴양지 감소 폭 커 연구진이 23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보면 싱가포르, 뉴욕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지진 소음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독일의 슈바르츠발트(검은 숲), 나미비아의 룬두 같은 외딴 곳에서도 지진계 진동 폭은 작아졌다. 측정 범위가 좁은 민간 지진계에서는 영국의 콘월, 미국의 보스턴 일대 학교와 대학 주변의 소음이 크게 줄었다. 평소 휴일의 학교보다도 20%가 더 조용했다. 때마침 여행 성수기를 맞았던 중남미의 바베이도스는 45%, 남아시아의 스리랑카 같은 나라에선 소음이 50% 감소했다. 연구진은 “도시 지역의 경우 이전에 인간 유발 소음 때문에 포착되지 않았던 지진 신호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앞으로 자연재해 소음과 인간유발 소음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0년의 지진 소음 감소는 역대 가장 길고 뚜렷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델리의 상징 조형물 ‘인디아 게이트’ 앞 거리. 3월25일 전국 이동제한 조처 이전(왼쪽)과 이후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뉴델리/AP 신화 연합뉴스
미세먼지 50% 줄자 태양광 전기 생산량 8% 증가 코로나19가 바꾼 세상 풍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깨끗해진 공기다. 대기 질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 곳은 인도의 대도시들이다. 인도 북부 도시 델리에선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으로 항상 안개 속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던 인디아게이트가 선명하게 드러났고, 인도 펀잡주 잘란다르에선 200km 떨어져 있는 히말라야 다울라다르산맥을 맨눈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다. 공기가 깨끗해지다 보니 지상에 당도하는 햇빛이 더 늘어났다. 햇빛을 반사시키는 미세 입자들이 줄어든 덕분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한 싱가포르, 독일 3개국 공동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델리의 태양광 전지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8% 이상 증가했다.
2020년 2~4월의 인도 델리 일사량 변화(왼쪽)와 대기중 미세입자 농도(오른쪽). 미세입자 감소와 일사량 증가가 궤를 같이한다. ‘줄’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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