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항공여행 보편화했다지만
국제선 이용자는 세계 인구 4%
인구 절반은 한 번도 이용 안해
국제선 이용자는 세계 인구 4%
인구 절반은 한 번도 이용 안해
항공 부문의 온실가스 불평등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픽사베이
출처=국제학술지 세계환경변화 11월호
2024년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지금이 지속가능한 항공 만들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사 우수고객들은 평균 한 해 5만6천km를 여행했다. 이는 한 해에 장거리 비행 세 번, 또는 매달 단거리 비행을 한 것에 해당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1년에 한 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미국인의 53%, 독일인의 65%, 대만인의 66%는 2018년에 한 번도 국제선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북미 사람들이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북미인들은 아프리카인보다 50배 더 긴 거리를 비행했다. 아시아태평양인의 10배, 라틴아메리카인의 7.5배였다. 유럽인과 중동인은 아프리카인의 25배, 아시아인의 5배였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세계 항공산업은 고삐 풀린 듯 상승가도를 달렸다. 저가항공 붐을 타고 세계 항공산업의 탄소배출량은 2013~2018년 사이에 32%나 증가했다. 연구진은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들어 항공여행객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었지만, 팬데믹이 잠잠해지면 2024년까지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강제로 항공산업이 주춤해진 지금이 항공산업을 좀더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국제청정운송위원회 댄 러더포드(Dan Rutherford)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부자들은 그들의 희망에 따라 지구를 디자인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자유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번 위기를 항공 운송 시스템의 군살을 뺄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8년 항공기의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피해액을 1천억 달러로 추산했다. 영국 정부 자문기구인 기후변화위원회 등 일부에서는 과도한 항공여행을 억제하기 위해 단골항공여행객에게 탄소부담금을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공법은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스웨덴 린네대의 스테판 괴슬링 교수는 항공사가 저탄소 합성연료 혼합 비율을 2050년까지 최대 100%로 늘리도록 하는 게 더 생산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생활영역별 탄소 배출 비중. 옥스팜코리아
코로나19를 오버투어리즘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이번 연구를 이끈 괴슬링 교수의 나라 스웨덴은 비행기 안타기 운동의 중심지다. 많은 사람이 동참하면서 스웨덴 항공업계가 수익에 타격을 받을 정도다. 청소년 기후행동가로 노벨평화상 후보까지 오른 그레타 툰베리도 이 운동을 통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괴슬링 교수는 오버투어리즘(과잉여행)에서 벗어날 것을 제안한다. 그는 레저용 항공여행의 절반은 여행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이 아니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그가 룬트대 해외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많은 이들이 단지 싸다는 이유로 항공 여행길에 오른다. '가디언'은 괴슬링 교수의 경우 1995년부터 항공기를 이용한 휴가 여행을 중단했으며 최근에는 학술회의 참가와 장거리 비행도 중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피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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