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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생쥐 줄기세포 합성배아로 ‘뇌·심장’ 키워냈다…인간 배아는?

등록 2022-08-26 00:00수정 2022-08-26 23:36

이스라엘·영국 인공배아 실험 잇단 성공
성공률 1% 이하지만, 뇌·심장 발달 도달
“인간 인공장기 개발땐 배아이용 윤리 논란”
생쥐의 자연배아(위 사진)와 합성배아에 형성된 뇌와 심장 모습. ‘네이처’ 제공
생쥐의 자연배아(위 사진)와 합성배아에 형성된 뇌와 심장 모습. ‘네이처’ 제공

이달초 이스라엘 연구팀에 이어 영국 연구팀이 정자와 난자 없이 줄기세포만으로 생쥐의 인공 합성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인공배아 형성의 성공률이 낮은 상태여서 인간장기 개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이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선 윤리적 규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리학·발달·신경과학부 막달레나 제르니카-괴츠 교수 연구팀은 이날 “난자와 정자가 없이 줄기세포만으로 생쥐의 배아를 만들어 박동하는 심장과 거의 완전한 뇌 등 장기 분화 단계까지 발달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이날 치에 실렸다.(DOI : 10.1038/s41586-022-05246-3)

연구팀은 신체의 모든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만으로 특정 환경에서 배아가 형성하도록 유도했으며, 이 배아가 거의 완전한 뇌가 형성되는 단계까지 분화하는 데 이르게 했다. 포유류의 경우 짝짓기를 통해 난자와 정자가 수정이 되면 세포 분열을 반복해 줄기세포가 만들어지고, 만능세포인 줄기세포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각종 장기와 기관으로 분화한다.

연구팀은 19∼20일인 생쥐의 임신기간 절반에 해당하는 8.5일까지 인공배아를 자연상태의 배아와 똑같이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단계에서도 심장이 박동을 했으며, 전두엽 등 뇌의 거의 전체가 형성됐으며 신경관 등 주요 기관이 만들어졌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리학·발달·신경과학부 막달레나 제르니카-괴츠 교수. ‘네이처’ 제공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리학·발달·신경과학부 막달레나 제르니카-괴츠 교수. ‘네이처’ 제공

제르니카-괴츠 교수는 “줄기세포 배아 모델은 작은 배아가 엄마의 자궁에 착상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단계의 배아 발달 구조에 접근할 수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정 뒤 첫 주에 세가지 유형의 줄기세포가 발생한다. 하나는 신체조직이 되고 나머지 두개는 배아의 발달을 지원한다. 두 배아외 줄기세포 가운데 하나는 어머니와 연결해 산소와 영양분을 제공하는 태반이 되고 나머지 하나는 배아가 자라는 초기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난황낭(배아를 감싸는 얇은 주머니)을 형성한다. 제르니카-괴츠 교수는 “세 가지 유형의 줄기세포 사이에는 ‘대화’가 필요한데 많은 경우 적절한 기계적·화학적 신호를 서로 보내는 시점에 실패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임신이 실패한다. 합성배아는 이 단계의 유전자 발달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에 앞서 지난 1일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는 학술지 <셀>에 발표한 논문에서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야코브 한나 교수는 “생쥐 배아의 줄기세포를 태반과 난황낭을 갖춘 완전한 인공배아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와이즈만연구소 연구팀은 인공배아를 통해 동물실험을 일부 대체하고 나아가 인간을 치료하기 위한 인공장기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나 교수는 인간 합성배아를 성장시켜 의학적으로 필요한 조직과 세포를 제공할 목적으로 ‘리뉴얼 바이오’라는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두 연구의 결과는 아직 효율성이 매우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간 장기 개발과 맞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계에 윤리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케임브리지연구팀은 줄기세포의 배아 형성 성공률이 1%, 와이즈만연구소는 0.5%에 불과하다. 영국 생리의학연구소인 프란시스크릭연구소의 크리스토피 갤리체트 선임연구원은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임신기간의 절반 정도밖에 성공하지 못해 실제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인간 합성배아를 생성하는 것은 이제 과학자의 손에 달려 있게 됐다. 인간 배아 발달을 연구하기 위한 방법의 윤리적, 규제적 의미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영국사이언스미디어센터의 사전 비평을 통해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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