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누리호와 미국의 달정찰궤도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합성해 완성한 달 남극 섀클턴 충돌구 전경. 충돌구 안쪽은 다누리호, 바깥쪽은 달정찰궤도선이 찍은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한국의 다누리호가 그동안 어둠속에 갇혀 있던 달 남극의 섀클턴 충돌구 안쪽을 훤히 드러내 보여줬다. 섀클턴 충돌구 안쪽은 햇빛이 전혀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한국의 다누리호와 미국의 달궤도정찰선(LRO)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해 역대 가장 상세한 섀클턴 충돌구 사진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달 남극의 거대한 에이켄 분지 내에 있는 섀클턴 충돌구는 지름은 21km, 깊이는 무려 4.2km나 된다. 달은 자전축이 거의 수직으로 서 있기 때문에 달 남극 충돌구의 봉우리 쪽엔 언제나 햇빛이 비치지만 충돌구 안쪽 깊숙한 곳은 영원히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
이에 따라 섀클턴 충돌구 안쪽 바닥은 평균 영하 180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증발되지 않은 얼음 형태의 물이 아직 남아 있을 것으로 보는 후보지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달정찰궤도선이 찍은 달 남극 섀클턴충돌구 주변 지역. 미 항공우주국 제공
달 표면이나 지구에서 반사된 햇빛 이용해 촬영
올해 초부터 관측 활동에 들어간 다누리호가 영구음영지역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나사의 섀도우캠(ShadowCam) 덕분이다.
섀도우캠은 애리조나주립대 주도로 개발한 달 남극의 영구음영지역 전용 카메라다. 2009년부터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나사의 달정찰궤도선 카메라는 달 표면을 상세하게 촬영할 수 있지만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 영구음영지역을 살피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섀도우캠은 빛에 200배 더 민감해 극히 어두운 지역의 지형도 상세하게 잡아낼 수 있다. 섀도우캠은 주변의 달 표면이나 지구에서 반사된 햇빛을 이용해 그림자 지역의 모습을 확인한다. 덕분에 섀클턴 충돌구 안쪽의 깊숙한 바닥 부분과 내벽 등 상시적으로 그늘이 져 있는 곳도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 충돌구 바깥부분과 꼭대기 부분처럼 햇빛이 직접 비치는 곳은 달정찰궤도선이 이 촬영한 것을 썼다.
섀클턴 충돌구는 영국계 아일랜드인 남극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1901~1922)의 이름에서 따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