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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소행성 베누의 흙이 지구로 온다…7년 대장정 마무리

등록 2023-09-24 09:00수정 2023-09-24 10:49

미국 탐사선, 유타주 사막에 250g 캡슐 투척
출발에서 귀환까지 7년 62억km 여정 마무리
미 항공우주국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4km 거리에서 촬영한 소행성 베누. 미 항공우주국 제공
미 항공우주국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24km 거리에서 촬영한 소행성 베누. 미 항공우주국 제공

지구에서 수억㎞ 떨어진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가 24일 지구에 도착한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가져온 소행성 베누의 흙과 암석 250g을 담은 캡슐이 24일 오전 10시55분(한국시각 밤 11시50분) 낙하산을 펼친 채 유타주 사막에 착륙한다고 밝혔다. 지구를 출발해 돌아오기까지 7년간 62억km를 여행한 우주 대장정이었다.

성공적으로 착륙할 경우 일본의 이토카와, 류구에 이어 지구로 가져오는 세번째 소행성 물질이 된다. 미국으로선 첫번째 소행성 표본 회수다.

캡슐은 착륙 4시간 전 지구 밖 10만2천km 지점에서 오시리스-렉스에서 분리돼 본격적인 지구 귀환 과정을 시작한다. 이어 대기권에 진입하면 대기 항력을 이용해 속도를 줄인 뒤 낙하산을 펼치고 시속 17km의 속도로 착륙한다. 대기권 진입해서 착륙까지 예상 소요 시간은 13분이다. 유타주 사막에 설정된 낙하 구역은 58×14㎞다.

나사는 착륙 장면을 착륙 예정시간 1시간 전부터 나사TV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지난 8월30일 미 유타주 사막에서 실시한 오시리스-렉스의 베뉴 소행성 캡슐 회수 연습 장면. 미 항공우주국 제공
지난 8월30일 미 유타주 사막에서 실시한 오시리스-렉스의 베뉴 소행성 캡슐 회수 연습 장면. 미 항공우주국 제공

45억년 전 태양계 초기 물질 분석 기대

팽이 모양의 베누는 지름 약 500m의 아주 작은 탄소질 소행성으로 유기물질이 풍부하다. 435일에 한 번 태양을 공전하며 자전 주기는 4시간이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10억~20억년 전 소행성대에서 일어난 큰 충돌로 떨어져 나온 소행성으로 추정한다. 크기가 작아 중력 등에 의해 변형되지 않고 물질들이 느슨하게 뭉쳐진 암석 집합체다. 또 먼 과거에 액체 물에 의해 화학적으로 변화된 흔적이 있다.

과학자들은 날씨와 침식, 지각 변동 등으로 크게 변형된 지구와 달리 베누는 45억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소행성 시료를 분석하면 태양계 형성 과정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6년 9월 지구를 출발한 오시리스-렉스는 2년여의 우주비행 끝에 2018년 2월 지구에서 1억3천만km 떨어진 곳의 소행성 베누에 도착했다. 오시리스-렉스는 이어 2년간 베누의 궤도를 돌며 준비한 끝에 2020년 10월20일 로봇팔을 이용해 베누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한 뒤 2021년 5월 지구 귀환 길에 올랐다.

2020년 10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에서 소행성 베뉴의 시료를 담은 용기를 캡슐에 보관하는 장면. 미 항공우주국 제공
2020년 10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에서 소행성 베뉴의 시료를 담은 용기를 캡슐에 보관하는 장면. 미 항공우주국 제공

역대 소행성 시료 중 가장 많은 양

오시리스-렉스가 채취한 시료 250g은 앞서 일본의 두 소행성 탐사선이 가져온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일본의 하야부사 2호는 2020년 류구에서 5.4g의 시료를, 하야부사 1호는 2010년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1g도 안되는 극미량의 시료를 가져왔다.

나사는 캡슐을 회수한 뒤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로 가져가 본격적인 시료 분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나사는 10월14일 첫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시료의 일부는 세계 과학자들에게도 나눠준다.

베누는 현재로선 지구 위협 소행성이 아니지만 159년 후인 2182년 9월24일 2700분의 1, 즉 0.037%의 확률로 지구에 충돌할 수 있다. 베누가 지구에 충돌하면 1200메가톤의 에너지가 방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인간이 만든 가장 강력한 핵무기인 옛 소련의 수소폭탄 ‘차르 봄바’ 폭발력의 24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베누 소행성 프로젝트에서 얻은 정보와 시료는 필요할 경우 베누의 궤도를 바꿔 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찾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상상도). 미 항공우주국 제공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상상도). 미 항공우주국 제공

탐사선, 소행성 아포피스 향해 다시 우주로

캡슐을 분리한 오시리스-렉스는 20분 후 다음 탐사 임무를 위해 다시 우주로 날아간다. 다음 목적지는 2029년 지구에서 3만1600km 거리까지 다가오는 소행성 아포피스다. 우주선의 이름도 오시리스-아펙스로 바뀐다.

올해 가을엔 오시리스-렉스 말고도 다른 2개의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가 더 있다.

나사는 10월5일 또 다른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를 발사한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 있는 지름 200㎞의 프시케엔 금, 니켈 등의 금속 광물이 풍부하게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의 소행성 자원 채굴을 위한 탐색전인 셈이다.

이어 11월1일엔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 딘키네시를 지나쳐 지나갈 예정이다. 2021년 10월 지구를 출발한 루시가 조우하는 첫 소행성이다. 루시는 목성 앞뒤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트로이 소행성군의 8개 소행성을 잇따라 탐사하는 12년 장기 프로젝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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